올 첫 환자 대전서 1명 발생 치사율 높지만 감염 어려워 감기 증상과 비슷 주의 당부

충남 금산에 사는 김모(62)씨는 지난 달 선친 산소에 자란 풀을 깎기 위해 선산을 찾았다. 풀을 깎고 저녁 쯤 집에 돌아온 김 씨는 며칠 후 열이 나고 나른함도 느껴 딸에게 증상을 얘기했다. 딸은 야생 진드기에게 물렸을 지도 모르니 빨리 병원에 가보라고 재촉했다. 김 씨는 곧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고 단순한 몸살 감기라는 진단을 받고 나서야 안도의 한 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는 "감기일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진드기에게 물렸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빠르게 진찰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야생소참진드기`로 인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에 감염된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며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발생한 감염성 질환에 대한 통계가 적어 치사율이 다소 높게 나오고 쉽게 감염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막연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2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야생 진드기를 통해 감염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환자는 2013년 36건, 지난해 55건이었으며 올해는 2건이 발생했다. 이중 지역 내 감염환자는 충남은 2013년 2명, 지난해 2명이었으며, 올해는 대전에서만 1명이 보고됐다. 신종 질환인 메르스 환자는 지난 20일 첫 발생 보고를 시작으로 총 4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성 질환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감염되는 것이 보통이다. 야생 진드기의 경우 풀숲이나 들판에서 서식하는 만큼 야외활동을 할 경우, 메르스는 중동지역에 방문한 사람이 감염됐을 경우 그 사람을 통해 주변인들이 쉽게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두 감염성 질환이 공통적으로 1-2주 동안의 잠복기를 거친 후 감기와 비슷하게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SFTS는 고열과 함께 근육통·몸살 기운 등이 나타나며, 메르스는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질환이 동반된다. 이 때문에 가벼운 야외 활동 이후 감기 증상을 느낄 경우 `혹시 야생 진드기에 물린 건 아닐까`라는 불안함에 휩싸이기 쉽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감염질환에 대해 막연히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두 감염병의 정보가 대부분 사망, 치사율 등 위중한 증상 위주로 작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감염 예방을 위해 노력하면 감염률이 상당히 낮아지는 만큼 예방에 힘쓸 것을 강조했다.

김광민 유성선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야생 진드기로 인한 치사율은 처음에 25%였지만 감염 데이터가 점점 쌓이며 6%까지 떨어졌다. 질병이 발견된 초기는 위중하거나 사망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단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예방에 힘쓰면 쉽게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막연하게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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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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