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13 대전 가양동 한우양탕-소양무침

소는 위(胃)가 네 개다. 첫 번째 위를 양이라고 하고, 두 번째 위를 벌집양이라고 한다. 세번 째 위는 우리가 참기름장에 찍어서 생으로 먹는 처녑이고, 마지막 위를 홍창이라고 부른다.

소의 부산물 가운데 가장 비싼 부위가 양(벌집양 포함)이 아닐까 싶다.이 두 부위는 서로 연결돼 하나의 위처럼 보인다. 양은 쫄깃한 식감에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뛰어나 예로부터 귀한 식재료로 대접을 받고 있다. 양은 푹 고아 탕으로 먹는 게 일반적이다. 뽀얀 국물이 우러난 양곰탕은 원기회복에 제일이다.

대전에도 양곰탕으로 유명한 음식점들이 꽤 있지만 내 입맛에는 2% 부족한 느낌이다. 그러던 중 한 지인이 생긴 지 별로 되지 않지만 꼭 추천하고 싶은 양 전문점이 있다고 했다. 대전시 동구 가양동에 위치한 한우양탕(대표 정희녀)이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국내산 한우의 양과 벌집양 부위만 사용해 만든 얼큰한 양탕과 양무침이다. 양탕은 한 끼 식사로 더할 나위없이 좋은 보양식이고, 양무침은 술안주로 제격이다. 개인적으로 양무침의 맛을 더 추천하고 싶다. 버섯, 깻잎, 부추 등 각종 채소에다 들기름과 고추씨기름을 넣고 달달 볶듯이 한 양무침은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엇썰기로 큼지막하게 썰은 양의 식감은 질긴 느낌이 없다. 그렇다고 물컹물컹하지도 않다. 쫄깃한 식감을 잘 살렸다. 치아가 부실한 어르신들도 먹기에 부담이 없을 정도다. 국물도 자작해 양무침을 적당히 먹고 난 뒤 밥을 비벼먹어도 좋다.

이 집은 양 부위만 사용하지만 양 특유의 누린내도 나지 않는다. 삶는데 그 비법이 있다. 50㎏정도의 양에다가 밀가루를 조금 넣어 우선 살짝 삶는다. 밀가루를 넣는 이유는 양 특유의 누린내와 잡냄새를 잡기 위해서다. 살짝 삶은 양을 찬 물로 세 차례 깨끗하게 세척을 한 뒤 밀가루, 커피, 파뿌리, 양파, 파, 소주 등을 넣고 4-5시간동안 푹 고으면 맑고 투명한 갈색의 육수가 우러난다. 말랑말랑해진 양은 반나절 정도 말려 꼬들꼬들해지면 먹기 좋게 썰어 고추씨기름, 간장, 후추, 고춧가루 등으로 밑간을 해 냉장고에 하루 정도 숙성을 시킨다. 양념맛이 충분히 속살까지 배게 하기 위함이다.

주문과 동시에 양 육수를 넣고 양념이 잘 밴 양에 부추, 깻잎, 새송이버섯 등 각종 채소와 들기름, 고추기름, 마늘 등 양념을 넣어 볶듯이 버무려 손님상에 내놓는다. 이 집 양탕도 뽀얀 국물의 곰탕이 아니라 얼큰한 해장국을 닮아 있다. 다른 부위는 일절 넣지 않고 순수하게 양으로만 우려낸 국물이라 그런 지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난다. 양념장에 잘 버무려진 매콤한 양에다 콩나물, 파, 고사리 등을 넣어 속풀이에 딱이다.

△주소:대전시 동구 가양로 113번지△전화번호:042-622-3215 △메뉴:소양무침 1만5000원, 소양탕 7000원, 소양전골 2만원(小) △영업시간:오전10시-오후11시(일요일은 오후4시이후) △테이블:4인용 12개 △주차장:식당 앞 도로변 주차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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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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