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KTX 개통 이후 승객수 간이역 수준 역안 고객 한달만에 반토막… 상인들 울상

서대전역 맞은 편 상권은 사람이 많아야 할 오후대 시간조차 손님이 없었다.  전희진 기자
서대전역 맞은 편 상권은 사람이 많아야 할 오후대 시간조차 손님이 없었다. 전희진 기자
호남선 KTX가 개통된 지 1개월 가까이 되면서 서대전역 주변상권 붕괴가 가시화되고 있다. 주변 상인들은 호남선 KTX의 서대전역 경유 무산 이후 매출액 감소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심하다고 입을 모은다.

26일 오후 3시에 찾은 서대전역 대합실은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이용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지난 2일 호남선KTX가 개통된 이후 기존 노선을 이용하는 KTX 운행편수가 하루에 8-9편으로 급감하면서 서대전역은 무궁화호와 새마을호 승객만을 위한 `간이역` 수준으로 전락했다.

서대전역이 `KTX 정차역` 가능을 상실하면서 그 여파는 주변 상권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서대전역안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호남선KTX 개통으로 인한 피해가 이렇게 클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불과 1개월전까지만 해도 KTX를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하던 승객들을 대상으로 한 매출이 쏠쏠했는데 지금은 절반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주변 음식점도 사정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서대전역 주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주말에 서대전역 이용객이 20-30%정도 줄었지만 평일에는 거의 절반 이상 이용객이 줄었다고 보면 된다"면서 "KTX가 정차하지 않은 뒤 20일 사이에 매출이 30%이상 감소했는데 문제는 매출에 계속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서대전역 주변 상권만 침체되는 게 아니라 도미노 현상처럼 음식점에 납품하는 재료상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라며 "하루 빨리 KTX운행 편수가 늘어야지 그렇지 않고서는 서대전역 상권은 완전 초토화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호남선 KTX의 서대전역 미경유로 인한 승객들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승객 김모(29)씨는 "고시공부를 위해 서울 용산역 근처에서 살면서 서대전역을 자주 이용했는데 호남선KTX 개통 이후에는 어쩔 수 없이 대전역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면서 "서대전-용산 이용 때보다 시간이 거의 1시간 이상 늘었다"고 푸념했다.

호남선 KTX의 서대전역 미경유로 인해 서대전역 주변 상권이 초토화되고 있는 가운데 호남선 KTX 공주역 역시 아직 뚜렷한 승객 증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남공주역 관계자는 "아직 생각보다 많은 이용객이 남공주역을 찾지는 않고 있다"면서 "점차적으로 승객이 늘어 공주역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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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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