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밀레-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한국 명산 16좌 원정대 - 14 선운산

 선운산을 오르고 있는 참가자들.  최신웅 기자
선운산을 오르고 있는 참가자들. 최신웅 기자
"제가 지난 달 히말라야에 가서 쌍 무지개를 봤습니다. 쌍 무지개의 기운을 여기 오신 원정대들께 고스란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완연한 봄날, 좋은 기운 받고 즐거운 산행 되시길 바랍니다."

선운산 주차장에 모인 원정대들은 `엄홍길 휴먼재단` 업무 차 열세 번째 원정을 함께하지 못했던 엄홍길 대장의 인사말에 뜨거운 박수로 호응했다. 봄 기운이 완연한 춘삼월. 수줍게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는 개나리와 목련 꽃잎이 반갑기만 한 그런 날이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얄궂은 황사의 심술도 없어 그야말로 시원하고 맑은 봄 내음을 마음껏 들이 마실 수 있는 소중한 하루였다.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 (주)밀레가 주최하고 대전일보사가 후원하는 `(주)밀레-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한국명산 16좌 원정대` 열네 번째 산행이 지난 27일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에 위치한 선운산 도립공원에서 진행됐다. 날씨가 풀린 만큼 1000명이 넘는 많은 원정대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와 한국명산 16좌 원정대의 인기를 실감나게 했다.

밀레 측 진행자의 간단한 사전행사 진행과 산행 안전수칙 전달, 엄 대장의 인사말을 들은 후 원정대들은 선운산 주차장부터 시작해 선운사와 도솔암, 그리고 용문굴을 거쳐 천마봉에 도착해 인증도장을 받은 후 다시 선운사를 거쳐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3시간의 원점회귀 산행에 돌입했다. 해빙기 등산객들의 안전을 고려해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이 등산로를 제한해 아쉽게 정상인 수리봉까지 오르지는 못했지만 볼거리가 많고 길이 평탄해 지인들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걷기 안성맞춤이었다.

높이 336m의 낮은 산에 속하는 선운산은 본래 도솔산(兜率山)으로 불렸으나 유명한 거찰 선운사가 자리잡고 있어 선운산이라 불리고 있다. 선운산의 산줄기는 호남정맥 내장산 까치봉과 백암산 사이의 순창새재에서 분기한 영산기맥이 서쪽의 입암산과 갈재를 지나 방장산에서 북쪽으로 나누는 선운지맥에 뿌리를 둔다. 선운산의 주봉은 선운사 뒤에 있는 수리봉(도솔봉), 그밖에 청룡봉·천마봉·개이빨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넓은 주차장에서 출발해 생태숲을 지나 도솔천 계곡을 따라 이어진 평탄한 길을 걷다 보면 그 이름도 유명한 선운사에 이르게 된다. 백제 위덕왕 24년인 577년에 검단선사와 신라의 국사인 의운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선운사는 한때 89암자 24굴 189요를 갖춘 대찰로 억불숭유정책을 내세운 조선 시대에도 성종의 어실이 있을 정도로 번성했으며, 태종 때의 사찰폐쇄령에도 국태민안을 기원하기 위해 보존된 대찰이었다.

금동보살좌상·지장보살좌상·선운사 대웅전·참당암 대웅전·도솔암 마애불 등의 보물을 비롯해 유명한 선운사 동백나무숲, 그리고 다양한 문화재가 자리잡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시인 미당 서정주는 `선운사 동구`라는 시에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 했고 /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습니다`라고 노래한 바 있다.

일단 선운사 구경은 하산 길에 하기로 하고 도솔천을 따라 천천히 이어진 길을 계속 걷다 보면 천연기념물 제354호로 지정된 장사송을 만나게 된다. 도솔암으로 오르는 길에 위치한 장사송은 약 600년 이상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장사송이라는 이름은 이 지역의 옛 지명 `장사현`에서 이름이 유래됐으며, 신라시대 진흥왕이 수도한 것으로 알려진 진흥굴 앞에 있어 `진흥송`이라고도 불린다. 굵은 가지가 여덟 갈래로 갈라진 모양이 아름답고 품격이 있어 198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장사송을 지나고 조금 더 걷다 보면 드디어 오르막길이 시작되지만 그리 험하지는 않다. 이제부터는 도솔암과 용문굴 등 또 다른 볼거리가 원정대들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이 명소들은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로 유명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스마트폰으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든다.

도솔암과 용문굴, 그리고 낙조대를 지나 오늘의 목적지인 천마봉에 이르면 탁 트인 풍경에 가슴이 뻥 뚫리는 상쾌함을 맛볼 수 있다. 예술작품 같은 바위의 모습과 도솔암의 고즈넉한 자태가 어루어진 모습은 세상 근심을 모두 잊어버리게 만든다.

원정대들은 천마봉에서 꿀맛 같은 점심을 간단히 먹은 후 천천히 하산 길에 나섰다. 도솔천을 따라 내려오는 길은 두 갈래로 나뉘어 있어 올라갈 때 밟았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따라 내려오며 선운산을 조금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올라갈 때 잠시 미뤄두었던 선운사를 돌아보는 것으로 오늘 산행의 마침표를 찍었다. 대전 동구 가오동에서 온 전향숙(58·여)씨는 "이번 산행은 산에 오른다는 느낌보다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문화재들을 감상하는 답사를 온 것 같아 마음이 무척 뿌듯하다"며 "이제 엄 대장과 함께하는 산행도 두번 정도 남았는데 끝까지 빠지지 않고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웅 기자

◇다음 산행은 2015년 4월 24일 충남 논산에 위치한 대둔산에서 진행됩니다. 참가 희망자는 대전·세종·충남북 지역 밀레 매장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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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7일 전통 아웃도어 브랜드 (주)밀레가 주최하고 대전일보사가 후원하는 '(주)밀레-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한국명산 16좌 원정대' 열네 번째 산행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엄홍길 대장과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최신웅 기자
지난 27일 전통 아웃도어 브랜드 (주)밀레가 주최하고 대전일보사가 후원하는 '(주)밀레-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한국명산 16좌 원정대' 열네 번째 산행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엄홍길 대장과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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