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둘레 男 90·女 80㎝ 이상땐 비만 최소 주 3·4일 '파워 워킹'으로 탈출

강지현 건양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지현 건양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직장인은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동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야근과 야식으로 인한 불규칙한 식사, 과도한 술자리와 기름진 안주섭취, 흡연 등으로 대사증후군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이런 생활이 누적되면서 허리둘레가 점점 늘어나게 되는데, 복부비만의 경우 허리둘레는 늘어나는 반면 팔과 다리는 예전에 비해 점점 야위어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듯 배와 허리에 집중적으로 체지방이 쌓이는 것이 복부비만이다. 일반적으로 남자의 경우 허리둘레가 90㎝(35인치)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판정한다. 여성의 경우는 80㎝(31인치)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판정한다. 비만 관련 질환들도 이때부터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여성의 복부비만은 남성과는 달리 하체, 특히 둔부에 피하 지방이 많이 축적돼 서양배 모양의 체형을 갖는 게 특징이다.

폐경 이전의 젊은 여성의 경우는 내장지방형보다는 피하지방형인 경우가 많으며 둔부나 하체 등에 국소적으로 피하지방이 축적돼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남성 비만의 경우보다는 건강상의 문제는 적으나 체형에 대한 불만족으로 국소 지방 감량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폐경 이후의 여성에서는 내장지방이 증가해 복부비만이 생기고 남성 복부비만과 같은 수준을 보이게 된다. 폐경기 이후의 여성에서 심혈관계 질환이 남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다.

이것은 여성 호르몬의 부족으로 인한 생리적인 현상이지만 신체 활동량의 부족 등 환경적인 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더욱 심해진다. 또한 음식 섭취량이 많지 않아도 연령의 증가에 따라 에너지 대사율이 줄어들어 체중이 증가되기도 한다.

비만을 체형에 따라 분류하면, 지방이 주로 복부에 많이 분포해 있는 복부비만(남성형 비만)과 엉덩이와 허벅지에 지방이 많은 하체비만(여성형 비만)으로 나눌 수 있는데, 복부비만이 하체비만에 비해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고혈압, 고지혈증 발병 위험이 훨씬 높다.

둔부나 허벅지 부위에 있는 지방은 주로 피하에 저장되는 반면, 복부에 있는 지방은 몸 안쪽 깊숙이 저장된다. 배가 나온 복부 비만 환자들 중에도 피하지방이 주로 많은 `피하지방형`과 복강 안쪽 내장 사이사이에 존재하는 내장지방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내장지방형`이 있다. 같은 복부비만 환자라도 내장지방형인 사람이 피하지방형인 사람보다 질환에 걸릴 위험이 훨씬 높다. 내장지방은 피하지방에 비해 지방분해 자극에 의해 보다 많은 지방산을 분비하며, 증가된 지방산은 인슐린저항성을 일으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비만관련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내장지방의 축적 정도를 검사하기 위해서는 복부 체지방 CT 촬영이 필요하다.

복부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생활습관에 변화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생활습관을 개선해 나간다면 복부비만으로 인한 만성질환 및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복부비만을 예방, 억제하기 위한 식이요법으로는 고지방, 고당분, 고염분의 칼로리가 많이 함유된 패스트푸드는 피하는 게 좋다. 운동으로는 일명 파워워킹이라고 불리는 빠른 걷기가 가장 효과적이다. 운동 강도는 걷기를 하면서 옆 사람과 대화했을 때 간신히 말을 주고 받을 수 있을 정도면 적당하다. 빈도는 일주일에 대부분의 날을 하되 적어도 주 3,4일 이상은 실천해야 한다. 한 번 운동 시 최소 30분 이상에서 한 시간 정도 해야 한다. 한 시간을 연속으로 걷기가 힘들 경우 오전 오후 각 30분씩 두 번으로 나누어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밖에 조깅을 비롯해 수영,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등 유산소운동이 체지방 감소에 좋은 운동이다. 에너지 소비가 큰 유산소운동을 주 운동으로 하고 근육량을 유지 또는 증진시키는 근력운동을 복합적으로 실시하는 게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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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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