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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교천·시간·정성이 만든 '힘 센 장어'

2015-03-04 기사
편집 2015-03-04 05:46:43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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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 옛날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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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교'. 백제어로 붉다는 뜻의 '삽'자와 다리를 의미하는 '교(橋)'자가 합쳐진 이름이다. 삽교천은 이름 그대로 붉은 흙탕물이 흐르는 지역이다. 붉은 물은 흐르고 흘러 곧 아산만과 만난다. 덕분에 삽교 일대는 예전부터 장어가 많이 났다. 자연스럽게 장어 요리도 발전했다. 아산에서도 인주 장어 요리는 최고로 친다.

'옛날돌집 민물장어'는 인주면에서 가장 먼저 생긴 장어요리 집이다. 간판에 '27년 전통'이라고 씌어있지만 실제 영업한 햇수는 31년이다. 전통의 손맛은 시어머니에게서 며느리로 전해졌다. 세월이 흘러도 한결같은 맛은 시어머니가 처음 요리했던 방식을 고집하는 사장의 뚝심 때문이다.

장어구이의 생명은 좋은 장어와 훌륭한 양념이다. 옛날돌집은 원조인 만큼 비법 양념에 정성을 들인다. 양념은 총 3번 끓이는 과정을 반복해야 완성된다. 먼저 장어 머리와 뼈를 통째로 넣고 푹 끓인다. 24시간 끓인 머리와 뼈를 체로 받쳐 국물만 뽑는다. 이렇게 우려낸 국물은 오랜 시간 놔두면 젤리처럼 굳어버리고 만다.

국물이 굳기 전에 기름을 걷어낸 후 각종 한약재를 넣고 8시간을 끓여야 한다. 국물이 뭉근하게 끓었다면 국간장, 인삼, 꿀 등을 첨가해 다시 끓인다. 이 모든 과정이 3일 동안 이어진다. 정성은 맛을 만든다. 달콤하지만 달지 않고, 향이 진하지만 과하지 않은 훌륭한 양념이 완성된다. 이는 소금구이도 마찬가지다. 국산 천일염을 3년 간 묵혀 간기를 뺀 소금만을 사용한다. 간기가 있을 경우 다소 쓴맛이 나기 때문이다.

여느 장어구이 집과 마찬가지로 장어가 나올 때까지 장어 뼈 튀김으로 입맛을 돋운다. 반찬과 함께 나오는 삶은 새우를 먹으며 기다리다 보면 어느 새 참숯 위에 장어가 올라온다. 장어는 굽는 냄새로 한 번, 맛으로 두 번 놀래키는 음식이다. 양념 사이로 노릇하게 익은 살이 보이면 젓가락을 들 때다. 양념장에 찍어 한 입 베어 물면 진한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부추, 생강과 잘 어울리는 만큼 이들과 쌈을 싸먹으면 맛이 배가 된다. 구수한 장어의 향과 상큼한 생강이 환상적인 조합을 이룬다. 세월이 만들어낸 깊은 맛이다.

장어를 먹고 나면 식사로 죽이 나온다. 그냥 죽이 아니라 장어 머리와 뼈를 고아 만든 국물로 끓인 죽이다. 찹쌀에 당근과 양파, 생강즙 등을 넣었을 뿐이지만 구수한 맛이 진국이다. 한영희 사장은 "처음에는 정말 많은 시행 착오를 겪었지만, 끝임 없는 연구로 지금의 맛을 만들게 됐다"며 "맛이 변하지 않았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도 맛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0시 30분. 연중무휴(충남 아산시 인주면 문방1구 374-8) ☎041(533)4292 △양념구이, 소금구이(1㎏) 7만 6000원 △한방 장어 보양탕(1인) 2만 8000원 △된장·청국장 5000원 △잔치국수 5000원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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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27년 전통을 자랑하는 옛날돌집의 장어구이. 전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