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담수화시설 갖춘 보령시 섬마을 추도 가보니
마을 곳곳에는 오래전 주민들이 사용했던 공동우물이 여러 곳 남아 있다. 수십 년 전 추도 주민들은 이곳에서 식수를 얻기 위해 고무대야에 빗물을 모으거나 육지에서 직접 물 지게를 져 날랐다.
하지만 현재는 해수담수화시설을 통해 육지 못지않은 식수를 공급받고 있다. 추도 정상에 올라서면 하루 10㎥ 용량이 공급되는 해수담수화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이 정도 공급량이면 15가구가 사용하기에 충분한 규모다. 수도요금도 지방상수도 요금과 동일하게 적용해 월 5000-6000원 수준에 불과하다.
마을 상수도인 해수담수화시설은 K-water가 지난 2004년 11월부터 수탁운영하면서 모든 운영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K-water 수탁운영 이후 정기적인 점검 및 수질검사 등이 이뤄져 `믿고 마실 수 있는 물`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마을 주민들은 "섬 마을에서 식수를 걱정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가장 큰 기쁨"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현재 추도 주민들은 큰 걱정을 안게 됐다.
K-water 수탁운영이 종료되는 2019년이면 해수담수화시설 운영권이 지자체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현재는 인근 육지지역의 지방상수도 요금이 적용돼 매월 5000원이라는 적은 수도요금을 납부하고 있지만, 지자체가 정식으로 마을 상수도를 운영하게 될 경우 70% 이상 수도요금이 인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K-water의 수탁운영이 종료되면 사정에 따라 해수담수화시설을 주민들이 직접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높다.
추도의 한 지역민은 "이 섬 지역민들은 가두리양식업을 통해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라며 수도요금이 폭등하게 되면 그 부담은 클 것"이라며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현재 수도요금 체계가 그대로 적용되는 방안을 지자체 및 정부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수담수화시설 주민관리에 대해선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이 해수담수화시설을 제대로 관리 할 수 있겠냐"며 "차라리 예전처럼 육지에서 물 지게를 나르는 것이 더 편할지도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선 K-water 수탁운영이 5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대안을 마련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주민들의 시각은 다르다. 현재 수준의 수도요금을 유지하기 위해선 국고지원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한 지역민은 "법안 하나를 처리하는데도 수년이 걸리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권인데, 없는 예산을 새롭게 마련해야 하는 일은 곧바로 실현할 수 있겠냐"며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국고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행정력을 총 동원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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