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단체관람·위인전 등 서적 절판 소동

관객동원 1500만 명을 눈앞에 둔 영화 `명량` 열풍이 뜨겁다. 기업체는 앞다퉈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배우자는 취지에서 단체관람 등을 하고 있으며 영화의 선전으로 관련 서적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세월호와 군 폭력 사건 등 현실의 문제점 등을 이순신이라는 인재를 통해 표출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명량`이 이날 현재 누적관객수 1460만 명을 넘어서 150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역대 흥행 최고작이었던 외화 `아바타`의 기록을 개봉 18일 만에 뛰어 넘는 대기록이다.

영화 `명량`이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사회 곳곳에서 이순신 장군에 대한 리더십이 회자되고 있다. 특히 오래전 출간됐던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련 서적들이 서점가를 점령하고 있다. 2001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를 찾는 시민들이 늘어났고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다룬 위인전 등 아동서적도 영화 개봉 이전보다 매출이 증가했다.

계룡문고와 대전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순신 장군에 대한 책들이 대부분 절판됐는데 찾는 사람이 많아져 출판사에서 다시 찍어내고 있다"며 "서가에 들어갔던 이순신 장군 서적들이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배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지역 재계에도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공기 압축기 시스템 전문업체인 한국에어로는 18일 전 직원이 참석한 회의에서 세계 경기침체와 장기화되고 있는 국내 경기 불황 속에서 `죽으려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必死則生 必生則死)`는 이순신 장군의 외침을 되새기며 위기극복의 의지를 다졌다. 김왕환 한국에어로 대표이사는 영화를 관람한 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임직원에게 영화 표를 나눠주며 위기 속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직접 확인할 것을 권유했다.

이성희 중소기업진흥공단 대전지역본부장은 직원에게 이순신 장군의 일화를 소개하며 "경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기업들을 방문해 지역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를 해결해줘야 한다"고 현장중심의 지원업무를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난세의 영웅 이순신 장군을 통해 국민들의 영웅에 대한 그리움이 영화로 인해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이순신장군 전문가인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은 "각종 사건 사고로 얼룩진 현 사회현상 등을 해결하는 영웅을 바라는 심리가 영화를 통해 표출되고 있다"며 "국민들은 태평한 시대를 바라는 마음이 강한데 이를 위해선 충무공 같은 인재의 필요성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 소장은 이어 "위기의 상황에서도 솔선수범하면서 전장을 이끈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에 국민들이 감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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