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허원도 바이오이미징 연구팀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빛을 이용해 세포 내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FGFR1)'의 신호 전달을 원격 조정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중요한 생명현상을 약물처리 없이 빛으로만 조절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앞으로 혈관의 발생 과정이나 암 전이 연구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 허원도<사진> 바이오이미징 그룹리더(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섬유아세포 성장인자(Fibroblast growth factor)의 신호전달을 빛의 빈도나 지속성, 강도를 이용해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히고 관련 연구결과를 '셀(Cell)'자매지 '케미스트리앤 바이올로지(Chemistry & Biology)'지에 발표했다.

섬유아세포 성장인자는 세포의 생존과 발달, 세포이동 등 세포의 다양한 기능에 관여하고 있는 단백질이다. 여러 성장인자 중 가장 많은 종류로 이뤄지며 각 섬유아세포 성장인자에 반응하는 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 군이 존재한다. 수용체는 세포를 둘러싸고 외부 신호를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막 단백질을 말한다.

세포막에 존재하는 다양한 수용체는 세포의 중요한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기존에는 수용체를 연구하기 위해 약물을 처리하는 방법을 주로 썼지만 약물을 처리할 경우 적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했다. 또 세포 내 원하는 부위만 골라서 활성화할 수 없었기 때문에 세포 내의 역동적인 신호전달 과정을 분석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빛으로 수용체의 활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1의 세포 말단에 청색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결합시켜 빛에 반응하는 수용체를 만들었다. 이를 '광활성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1(optoFGFR1)'라고 명명했다.

한 번의 빛을 조사하면 세포 내 신호활성이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데 반복적으로 다른 빛을 조사하면 가역적으로 조절받을 수 있었다. 지속적으로 빛을 반복해 조사할 경우 세포내 신호 활성은 오랜 시간동안 유지됐으며 세포 내에서 신호의 강도를 다양한 조사 시간 및 빈도를 이용하여 조절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빛을 이용해 세포의 일부에 자극을 주었을 때 세포의 극성이 가역적으로 변화하고 일부 공간에 지속적으로 빛을 줄 경우 광주성과 유사한 세포의 움직임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도 관찰했다.

허원도 교수는 "현재 광활성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기술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동물 모델에서의 세포 극성 및 이동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궁극적으로 지금까지 기술로는 밝히기 어려웠던 단일 세포 내 신호 발생과 되먹임 현상(feedback)이나 복잡한 발생 과정 등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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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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