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급이상 주요보직서 연기군 출신 대거 밀려나

세종시 5급 이상 간부에 대한 인사에서 연기군 출신 토종 공무원들이 외면받고 있다. 국장급은 엄두도 못내고 과장급 주요 보직에서도 전입 공무원들에게 모두 안방을 내주고 변방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이춘희 시장 취임 이후 그간 단행된 5급 이상 간부공무원의 인사발령을 보면 국장급(지방부이사관)의 경우 연기군 출신 공무원은 근처도 못가고 그나마 충청 연고 국장마저 소수인 채 타지역 출신이 대다수를 점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장의 경우 별정직인 홍영섭 정무부시장이 연기군 출신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본청과 시의회 과장급 인사에서도 행복도시건설청, 충남도, 안전행정부 출신 등이 주요보직은 물론 대다수 자리에 포진했고 연기군 출신은 한직이나 다름 없는 의회 전문위원이나 기술직에 머물고 있다. 본청과 의회 지방서기관급 보직 29자리 가운데 연기군 출신은 3분의 1도 안되는 8-9자리에 불과하고 서열에서도 후미에 포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임 시장 때는 연기군 출신 과장급이 기획·총무·인사 부서에 배치돼 파워를 과시했으나 이번 인사에서 모두 밀려났다. 토종 공무원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연기군이라는 기초자치단체 특성상 세종특별자치시로 승격되면서 광역자치단체에 걸맞은 국장급(부이사관)자리를 이어받을만한 승진자격을 갖춘 공무원이 없어 모두 외부에서 수혈받았기 때문이다.

국장급은 그렇다 치더라도 지방서기관급 주요 보직에서도 밀려나는 이유는 그동안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일부 단체장이 업무능력보다는 줄서기로 옥석을 가리고 일부 공무원들이 여기에 부화뇌동하는 등 왜곡된 인사구조에 물들어 외부와의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춘희 시장이 연기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인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장급과 과장급 주요보직이 비 연기군 출신의 전입으로 채워지는데다 잦은 전출로 업무 연속성이 단절됨에 따라 리더십 부재와 중하위직의 사기 저하 등 우려도 적지 않아 기준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전입 고위간부의 인사를 보면 지역과의 소통에 적극적이지 않고 자기일만 하다가 떠나거나 정년퇴직 전에 세종시를 잠시 거쳐가는 인상을 주고 있다. 국장급과 주요보직을 외부 전입 공무원에게 모두 내주는 관행이 계속되면 향후 세종시 자체에서 양성한 능력 있는 공무원의 고위직 승진은 `관행`이라는 이유 때문에 밀려날 여지가 커 보완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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