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 활용 어디까지

무더운 여름 에어컨을 마음껏 틀고 싶지만 전기소비를 줄이기 위해 일정 온도 이하 일 때는 에어컨을 틀 수 없거나 아예 중앙에서만 조작이 가능하도록 제어해 둬 돌아선 경험이 있을 것이다. 화석에너지의 고갈과 환경오염 등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에너지 개발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 중 한 방법으로 주목받는 핵융합에너지는 플라즈마를 이용한다. 핵융합반응은 1억°C 이상 고온의 플라즈마 상태에서 본격적으로 일어난다. 전자와 원자핵이 따로 따로 떨어져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태인 플라즈마는 핵융합반응을 위한 필수조건인 것이다. 고온에서 이온과 전자가 뒤섞여 존재하는 플라즈마는 핵융합반응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상태다. 1억℃ 이상이라는 천문학적인 온도에 플라즈마는 다른 세상에만 존재할 것처럼 보이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 생활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우리 주위의 플라즈마 어떤 것이 있을까.

◇별, 번개 같은 자연현상 속 플라즈마=은하계의 평범한 별 중의 하나인 태양은 온도가 1000만℃를 넘어 가면서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되는 플라즈마 상태가 된다.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에서 입자들은 고속으로 질주하게 되고 질주하는 입자들은 서로 충돌한다. 이때 수소원자가 서로 결합하여 헬륨원자가 되는 이른바 핵융합 반응을 통해서 생성되는 막대한 에너지로 빛이나 열을 발산한다. 구름을 구성하는 물방울이 기류에 의해 파열되면서 양전하와 음전하로 나뉘게 되며 양전하는 상층부로 대부분 이동하고 음전하가 밑에 깔리게 된다. 이때 아래에 위치한 음전하는 지상의 음전하인 전자를 밀어낸다. 이렇게 되면 지상은 양전하를 띤 원자들만 남는 지점이 생기고 이곳에 축적된 전자가 한꺼번에 이동 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데 이것이 바로 플라즈마 상태인 번개이다. 북부지방의 오로라도 플라즈마 상태이다.

◇네온사인과 형광등=네온사인은 네온 가스를 넣은 진공관 양극에 전압을 가해 빛을 발한다. 진공관에 전압을 가하면 내부에 저온의 방전 플라즈마가 형성되고 플라즈마를 이룬 입자들이 충돌하면서 색이 발생한다. 네온사인의 빛은 진공관에 넣은 기체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네온을 넣으면 붉은 색이, 아르곤을 넣으면 자주색이, 수은을 넣으면 청록색이 켜진다. 형광등의 양쪽 전극에 높은 전압을 걸어주면 형광등 속의 기체에서 전자가 분리되어 플라즈마 상태가 되는데 이 상태에서는 적은 양의 에너지로도 화학반응이 쉽게 일어난다. 플라즈마 상태의 기체가 형광등 내벽의 형광물질과 반응하여 빛을 낸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PDP TV 역시 플라즈마를 이용하여 문자나 영상을 표시하는 장치로 글로우 방전을 통하여 생성되는 진공자외선이 적색, 녹색, 청색의 형광체를 자극하여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으로 영상을 표시한다.

◇쓰레기 처리부터 치아 미백까지=플라즈마는 놀랍게도 치아 미백이나 충치 치료 등에도 이용된다는 사실. 또 플라즈마 기체를 기계적인 방법으로 피부 속 진피 속에 전달해 피부재생 및 피부 질환 치료에도 활용되며 디스크치료 수술기구 멸균 암세포 제거 등 플라즈마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환경오염의 골칫거리, 쓰레기 처리에도 예외 없이 플라즈마의 역할은 대단하다. 쓰레기를 처리할 때 순간온도가 최대 2만℃에 달하는 플라즈마 불꽃을 만들어 용융로를 달군 뒤 쓰레기를 녹인다. 오정연 기자

도움말=국가핵융합연구소(NFRI)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기 위한 핵융합 장치(큰 사진)와 핵융합 장치인 토카막 안에서 플라즈마가 발생한 모습. 사진=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기 위한 핵융합 장치(큰 사진)와 핵융합 장치인 토카막 안에서 플라즈마가 발생한 모습. 사진=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오정연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