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둔산2동 누브 팩토리

'그 빵집'에 가면 '경쾌함'이 살아 숨쉰다. 커피 향이 가게 구석구석 한껏 서려 코끝을 간지럽힌다. 테이블마다 담소를 나누며 여유가 흐르고 있는 사이 오븐은 쉴새 없이 콧노래를 부르며 열기가 가실 줄 모른다. 빵과 쿠키, 브런치 메뉴엔 구름 위를 걷는 듯 설레는 맛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소박하면서도 특별한, 익숙하면서도 멋들어진 예술같은 맛을 만들어내는 '꿈과 열정의 공장'. 대전 서구 둔산동 '누브 팩토리'에 가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생각이다.

이 집의 빵은 유화제 등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고 신선한 재료만을 엄선해 만든다. 소량 생산,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매일 매일 갓 구워낸 빵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보통 오전 9시부터 빵이 나오기 시작하며 빵이 일시품절돼 판매분이 부족해지면 그때 그때 다시 구워내 채워진다. 케이크도 마찬가지다. 바로바로 만들자마자 불티나게 팔리므로 하루전에 예약하는 것은 기본. 재료는 최고 품질만을 엄선해 조리한다. 유기농, 우리밀, 프랑스 밀가루부터 뉴질랜드산 100% 천연 우유버터, 100% 우유 생크림, 프랑스산 발로나 초콜릿, 국내산 팥 등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재료만을 사용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웰빙 찰빵'은 호두, 밤, 팥이 듬뿍 들어간 그야말로 건강을 구워낸 빵이며, '올리브'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부드러운 바게트에 짭조름한 '그린 올리브'가 만나 독특한 맛을 낸다. '엔젤쉬폰'은 달달하면서도 살살 녹는 카스텔라의 진수를 보여주고, 초콜릿 혹은 버터를 두른 크로와상은 때론 달콤하며 때론 고소한 맛이 황홀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건포도 발효종과호두를 가미한 '넛 바게트', 부드러운 맛을 내는데 일조하는 스페인산 갑오징어 먹물과 달콤한 크림이 맛의 조화를 이루는 '먹물 바게트'도 일품이다.

빵과 쿠키에 실과 바늘처럼 따라다니는 커피가 없다면 섭섭. 커피도 빵과 마찬가지로 가게에서 매일 로스팅을 거쳐 직접 만든다. 콜롬비아, 브라질, 과테말라, 코스타리카산 커피를 사용해 은은한 향과 깊은 여운이 남는 맛이 특징이다. 치킨 샐러드, 크로와상 샌드위치, 비프 샌드위치 등 '브런치 메뉴'도 맛의 세계로 인도한다. 사과, 양파 등 10가지 재료를 이용해 만든 소스로 직접 고기를 절인다. 샌드위치 채소는 유기농 채소만을 엄선해 씹을 때마다 신선함이 살아 숨쉰다. 부드럽고 고소한 빵, 아삭아삭한 맛의 채소, 담백한 고기맛이 한데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선사한다. 치킨 샐러드는 새싹 채소, 토마토, 아몬드,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파마산 치즈에 올리브 오일, 발사믹 소스가 가미된 샐러드. 푸릇푸릇 생명을 내뿜는 맛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동안 어느새 몸안에 즐거움이 돋아나며 건강함으로 충만하게 된다.

경태희(44) 대표는 "누브는 스페인어로 구름이라는 뜻"이라며 "스페인 문화에서 구름은 우리네 정서와는 달리 경쾌함의 의미가 강하다. 그런 이미지를 담아내기 위해 '누브 팩토리'란 가게명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경 대표는 서양화를 전공한 뒤 평소 관심이 많았던 커피와 빵을 업으로 삼았다. 그림을 연상케 하는 각양각색의 빵과 케이크, 쿠키를 세심히 빚어내고 경쾌한 이미지의 가게 콘셉트를 기획하게 된 건 아마도 그런 예술성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경 대표와 함께 빵집을 꾸려가는 박현정(33)씨도 경력 10년의 베테랑이다. 초지일관 '최고의 제과, 제빵'을 꿈꾸며 한 우물 파기로 과감하게 도전을 일삼는 '노력파'다. 경 대표는 "재료의 정직한 맛, 정성 가득한 빵 만들기, 친절한 서비스 '삼박자'로 손님께 보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 음식을 만들며 더불어 여유가 흐르는 곳에서 즐겁게 추억을 만들고 가셨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건넸다.(※서구 둔산2동 1192번지) ☎042(488)0232 △치킨샐러드 1만원 △비프 샌드위치 1만원 △크로와상 샌드위치 1만원. 글·사진=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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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열대를 채운 갖 구운 빵.
진열대를 채운 갖 구운 빵.
 누브팩토리는 첨가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천연재료만으로 빵과 음식을 만드는 곳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크로와상 샌드위치 등 브런치 메뉴.
누브팩토리는 첨가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천연재료만으로 빵과 음식을 만드는 곳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크로와상 샌드위치 등 브런치 메뉴.

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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