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대우버스, 고속주행시 '시동 꺼짐' 중대결함에도 출고 지속 세종 운송업자, 운행중지 따른 피해 호소 "정부 차원 철저한 원인 규명을" 강력 촉구

자일대우버스의 차량결함으로 수십억원의 피해를 입었다는 엑스포관광 변선호 대표가 1개월째 자일대우버스 울산공장에서 차량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경수 기자
자일대우버스의 차량결함으로 수십억원의 피해를 입었다는 엑스포관광 변선호 대표가 1개월째 자일대우버스 울산공장에서 차량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경수 기자
"수 많은 승객들을 실어 나르는 버스가 달리다가 갑자기 시동이 꺼진다면 제2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할 수 있어요. 그런데 버스회사는 차량 결함 원인을 찾지 못했다며 계속 출고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대전시 동구 구도동 차고지에서 만난 엑스포관광 변선호 대표는 차량 결함으로 인해 입은 엄청난 재산적 손실보다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버스가 승객들을 태운 채 도로를 질주한다는 사실에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자일대우버스라는 대기업과 1개월 이상 `다윗과 골리앗`싸움을 벌이고 있다. 차량 결함이 의심되는 버스 19대는 자일대우버스 울산공장 앞에 세워져 있다. 시위차량에는 빨간색 바탕색에 흰색 글씨로 `시동꺼짐 원인 규명`, `대기업 모르쇠 일관, 보상은 0원, A/S는 엉터리`라는 항의문구가 적혀 있다.

그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자일대우버스에서 생산한 천연가스(CNG) 버스인 `대우FX2 120`을 43대나 구입했다. 1대당 가격이 1억7500만원이니 무려 75억원이나 된다. 이처럼 엄청난 투자를 한 이유는 대전-내포신도시, 정부세종청사-경기권 통근버스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최신형 버스를 구입한 그는 지난해 12월 정부세종청사-경기권 통근버스 낙찰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27일에 출고된 17대의 버스에 중대한 결함이 나타났다. 고속도로를 주행중이던 버스가 갑자기 출력저하로 멈춰선 것이다. 시속 100㎞이상을 1-2시간 달리다 보면 갑자기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런 현상은 엑스포관광 버스에게만 발생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차량을 구입한 창신고속관광 버스와 금수강산 버스에서도 시동꺼짐이나 출력저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시동꺼짐이나 출력저하 현상이 잦고 통근버스를 이용하던 공무원들의 민원이 속출하자 교통안전공단 주관하에 안전점검이 실시됐다. 하지만 버스 차량 결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올 3월12일에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던 버스 8대가 연달아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교통안전공단이 2013년 9월부터 12월까지 생산된 `대우FX2 120`버스에 대해 운행정지 요청을 했고, 청사관리소가 이를 받아들여 4월18일자로 엑스포관광 소속 19대의 운행중지 명령을 내리게 된 것이다.

변 씨는 "최신형 자일대우버스의 차량 결함으로 운행정지 명령을 받음으로써 경제적 손실이 엄청나다"면서 "무엇보다도 문서로 세 번 경고를 받으면 부정당업체로 분류돼 2년 동안 공공기관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 십명의 승객을 태운 채 고속도로 전용차로를 시속 100㎞이상 고속으로 주행하는 버스가 갑자기 시동이 꺼지면 뒤따라오는 차량과의 충돌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도 동일한 차량은 여전히 생산·출고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당장 정부 차원의 조사를 실시해 시동꺼짐, 출력저하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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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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