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9988 프로젝트' 99세까지 88하게] 갑상선암

갑상선 암은 지난 2011년 여성은 물론 남녀를 모두 합한 통계에서도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이었다. 발병률 증가율 역시 무서운 기세다. 지난 2001년 국내 여성암 발병률 7위를 기록한 갑상선암은 1년 뒤인 2002년 4위로 오르더니 최근에는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다행히 다른 암보다 예후가 좋은 편이라 '착한암' 혹은 '거북이암'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병이 많이 진행되면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고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특별한 증상 없이 조용히 자리 잡는 갑상선암에 대해 건양대병원 외과 전기원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갑상선암이란=갑상선은 목의 전면 갑상선 연골 바로 아래 위치하고 있는 나비모양을 한 장기로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인체의 대사과정을 촉진해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갑상선은 인체에 꼭 필요한 장기다. 갑상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무서운 추세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여성의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어 관심과 우려를 함께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내 갑상선 암 발생율은 인구 10만 명 당 81명(2011년 기준)으로 미국의 5.5배, 영국의 17.5배, 세계평균의 10배 이상이다. 이는 지난 30년 동안 약 30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며 증가속도도 연간 23.7%P로 국내 전체 암 발생률 1위를 달리고 있다.

갑상선암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히 늘어나게 된 이유는 갑상선암의 발병 요인 증가와 함께 진단율이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부터 유방암의 예방과 조기 진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유방암 초음파 검사를 실시할 때 갑상선 검사를 같이 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이후 갑상선암의 진단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초음파 진단 장비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이전에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작은 크기의 종양들도 발견할 수 있게 됐다.

◇갑상선암의 진단방법=예전에는 특별한 증상 없이 목 부위에 만져지는 종괴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았지만, 최근 건강검진의 발달로 인해 경부초음파로 진단되는 비촉진성 갑상선암이 많이 늘고 있다. 다행히 정확한 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동반된다면 몇 가지 악성종양만 제외하고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이다. 갑상선암의 경우 대부분 초음파 촬영, 세침흡입 세포검사, 총 조직검사, 컴퓨터 촬영 등을 통해 갑상선암으로 진단된 이후 수술을 결정하는데, 일부 경우에서는 수술 전까지 암으로 판정할 수 없어 수술 후에 제거된 갑상선 조직을 검사해 암으로 판명하기도 한다.

◇갑상선암의 수술적 치료=갑상선 암의 치료는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목에는 숨쉬는 기관지, 음식을 먹는 식도,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 정맥, 신경 등 중요한 조직들이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기관까지 암 세포가 전이 됐다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갑상선 암은 다행스럽게도 대부분 분화가 좋으며, 적절한 수술 및 수술 후의 방사성 옥소 및 호르몬 치료로 완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술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갑상선 암은 크게 경과가 아주 좋은 분화암과 경과가 나쁜 미분화암으로 나뉜다. 갑상선 암 중에는 경과가 좋은 분화암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여포성암과 유두상암으로 다시 나뉜다. 미분화암에 비해 외과적인 절제술에 의한 경과가 월등히 좋은 점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갑상선 수술 시 목 부위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겨드랑이나 턱 아래에 작은 상처를 내고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하는 방법을 시행한다. 이러한 내시경 수술은 악성종양이 아닌 양성종양이 3㎝ 미만인 경우, 미용상의 문제가 특히 중요한 경우 등에서 시행한다. 내시경 시술로 갑상선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부위가 보이지 않고, 기존 수술보다 통증이 적어 수술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갑상선 암의 조직학적 종류, 크기, 위치, 주변 조직으로 침윤 여부 등에 따라 수술의 범위나 종류가 결정된다. 갑상선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술 후유증으로는 약 1%에서 목소리를 조절해주는 반회귀 후두 신경의 손상이 발생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서 약 6개월 내지 1년이 지나면 거의 회복되며, 성대 성형수술을 통해 치료도 가능하다. 또한 약 2%의 빈도로 인체 내의 칼슘농도를 결정하는 부갑상선이 손상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사지가 저려오며, 마비 증상을 초래하는데 칼슘을 보충해 주면 증세가 없어진다. 오정현 기자

도움말=전기원 건양대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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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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