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서 母子 구한 주인공 대전둔산署 김용서 경사로 밝혀져

지난달 24일 대전 중구 사정동의 한 빌라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김모(27·여)씨는 집안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촛불을 켜놓고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재우다가 함께 잠이들었다.

김씨가 잠이든 사이 촛불은 큰 불이 돼 집안으로 번졌고 이를 뒤늦게 안 김씨는 119에 신고를 했지만 불길은 계속해서 커져만 갔다. 김씨는 창문을 통해 주변에 구조요청을 계속해서 보냈다. 순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한 굴삭기가 김씨의 빌라로 접근했고 굴삭기 삽을 거꾸로 매단 굴삭기 삽 안에는 한 사람이 타고 있었다.

이 굴삭기의 삽이 김씨의 빌라로 올라가고 삽 안에 있던 한 남자가 김씨와 그의 아들을 굴삭기 삽 안으로 태워 무사히 구조 해냈다. 사고 발생한지 5분도 지나지 않아 벌어진 상황이다. 김씨와 아들은 다소 놀라기만 했을 뿐 화상을 입지도 않았다.

이런 훈훈한 사연은 지난 1일 모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전국민에게 큰 감동을 안겨 주기도 했다.

당시 굴삭기 운전자와 삽에 타고 김씨와 아들을 구한 남자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신분이 밝혀지는 것 조차 꺼려했다.

하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굴삭기 삽에 타고 올라가 김씨를 구한 사람이 현직 경찰관이란 사실이 동료의 제보를 통해 뒤 늦게 알려졌다.

`굴삭기 영웅`으로 불리면 전국민의 마음에 감동을 전달했던 대전둔산경찰서 김용서<사진> 경사가 그 주인공이다.

김 경사는 "화재 당시 휴무일로 아내와 함께 산서초등학교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며 "화재현장에서 다급한 아이와 엄마를 목격하고 이들을 구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경사는 최초에는 사다리를 이용해 2층 창가로 올라가려고 했으나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 때 기적처럼 굴삭기 한대가 화재현장으로 오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 경사는 "굴삭기 운전자도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삽을 거꾸로 달고 이쪽으로 온 것"이라며 "둘이 마음을 합쳐 이들을 무사히 구조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찰관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굴삭기 영웅`으로 까지 호칭 된 것에 대해 겸연쩍다"며 "경찰관이라면 누구든지 이런 상황을 목격하면 위험을 무릅쓰고 앞장서서 인명을 구조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현락 대전지방경찰청장은 이 같은 선행소식을 전해듣고 김 경사를 치하하고 포상했다. 이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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