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예림옥 둔산점

가끔은 집에서 정성껏 만든 `엄마표 해장국`이 문득 그립다. 국물 한술마다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이 가득 서려있는 그 맛. 한 끼마다 이런 정성의 손길로 탄생한 해장국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대전 서구 둔산동 이마트 인근에 위치한 `예림옥.` 유성문화원 인근이 `본점`이다. 가수 이문세는 대전 콘서트차 본점을 예약해 찾았다가 이 집 해장국 맛에 반해 후에 재차 오게 됐다고 한다. 배우 송강호, 오달수도 영화 `변호인` 촬영때 다녀갔다고.

이 집은 해장국 육수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신선하고 질좋은 식재료만을 골라 육수를 내기 때문에 일정하고도 깔끔한 맛이 난다. 그날 사용할 만큼의 육수를 날마다 만들어 사용하는 게 철칙. 본래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정종희(45) 대표는 전북지역 국밥집에서 두달여간 일하며 음식비법을 오롯이 전수받았다. 유성문화원 인근에서 10여년간 가게를 운영한 뒤 이 곳 둔산점에 두달전 직영점을 냈다. 유성점과 둔산점을 수시로 오가며 육수 제조 등 음식 맛을 체크하고 끊임없이 손님을 위한 서비스를 살핀다. 육수가 제대로 나왔는지 확인하려고 일년 365일 육수를 맛볼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이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건어물과 채소 등 식재료는 이틀에 한번 꼴로 노은시장에서 직접 발품을 팔아 꼼꼼히 살핀 후 구매한다.

이 집의 콩나물해장국은 `전주 남부시장식`. 조미료 없이 천연재료의 본래 맛을 살란다. 육수는 1차로 무, 다시마, 밴댕이를 망에 넣고 1시간 정도 우려낸다. 그리고 2차로 표고버섯, 바지락, 오징어, 파, 양파를 별도의 망에 넣어 역시 1시간 정도 끓인다. 여기에 천일염으로 간을 맞춰 육수가 완성된다. 이렇게 단계별로 육수를 끓이는 이유가 따로 있다. 채소와 멸치는 오래 끓이면 쓰고 텁텁한 맛이 나기 때문. 상차림에 나온 해장국을 새우젓, 청양고추로 간을 맞춘뒤 한술 떠보니 깔끔한 국물맛이 단번에 입맛을 사로잡는다. 반숙해 나온 계란에 김가루를 뿌려 넣고 슥슥 비벼 먹으니 속을 달래주기에 더없이 좋다. 갈수록 시원해지는 국물과 함께 아삭아삭 씹히는 콩나물의 맛이 한데 어우러져 일품이다

선지해장국은 100% 한우사골, 반골을 6시간 정도 매일매일 우려내, 된장과 고추장으로 양념한 우거지를 넣고 간을 맞춘다. 여기에 콩나물, 참깨 등을 올려 마무리한다. 선지는 이 집에서 직접 만든다. 그런 만큼 부드러운 맛이 돋보인다. 3시간 정도 약한 불로 은근히 응고시키는 게 노하우. 시간을 잘못 맞추거나 너무 센 불로 하면 선지에 구멍이 생긴다. 그러나 이집에서는 꼼꼼하게 불 세기와 시간을 체크하기 때문에 `탱글탱글`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해장국에 `실과 바늘`처럼 따라다니는 모주도 직접 만든다. 생막걸리에 한약재와 흑설탕을 넣어 3시간 정도 달여 나와 속을 풀어준다. 닭계장은 국산 토종닭만을 사용한다. 닭을 삶을 때 황기 등 한약재와 생강, 양파, 무 등을 넣어 잡내를 없앤다. 1시간 정도 삶은 닭은 정성스런 손길을 거친다. 살코기를 일일이 손으로 찢어 먹기 좋은 크기로 만드는 것. 육수에 고추장, 된장, 조선간장을 넣어 간을 맞추고 숙주나물, 고사리와 닭고기를 올려낸다. 진하면서도 얼큰한 국물맛에 숟가락질하기 바쁘다.

유성점은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영업을 한다. 이유인 즉, 세 아이의 엄마로서 가정에도 충실하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둔산점은 저녁시간대엔 조리사를 중심으로 당분간 8시까지 운영한다.

정 대표는 "처음처럼 한결같은 마음으로 서비스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손님들이 기분좋게 맛있게 드시고 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둔산점=서구 둔산동 963번지 대영프라자 112호 ☎042(487)8429 △유성점=유성구 궁동 468-9 ☎042(822)8429) △콩나물해장국 6000원 △선지해장국 6000원 △닭계장 7000원 △물만두 4000원 글·사진=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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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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