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YWCA '한글교실' 은퇴교사 등 강사로 봉사 박찬각 선생 "정확히 가르치려고 강사자격 취득"

대전 YWCA가 운영 중인 재능기부 프로그램인 시민학교 한글교실의 박찬각 선생<왼쪽>이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김정원 기자
대전 YWCA가 운영 중인 재능기부 프로그램인 시민학교 한글교실의 박찬각 선생<왼쪽>이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김정원 기자
"한글 공부방 덕분에 이전보다 할 수 있고 볼 수 있게 된 것들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대전 YWCA가 운영 중인 재능기부 프로그램 `시민학교 한글교실`에 참여 중인 박찬각 선생이 한글을 소리내 읽자 학생들이 한 글자라도 놓칠세라 곧바로 노트에 받아 적고 있다.

학생들이 연필을 손에 꼭 쥐고 혹여나 한 글자라도 틀릴 까 입으로 글자를 되내이며 지우개로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받아쓰기를 하고 있다.

이어 박 선생은 칠판에 받아쓰기 정답을 써내려가자 평균연령 60-70대인 학생들이 저마다 안경을 코끝에서 위로 치켜 올리며 받아쓰기 정답과 자신들의 글을 비교했다.

교실 곳곳에서 문제를 틀린 학생들의 아쉬움이 터져나왔지만 박 선생은 학생들에게 "잘했다"란 칭찬을 잊지 않았다.

박 선생의 설명이 끝나자 몇 몇 학생들이 잇따라 손을 들며 질문을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차모(68)할머니도 "한글교실에 오기 전까진 한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했는데 이젠 읽고 쓸 수 있는 글자가 많아졌다"며 "평소 길을 다니면서도 간판을 읽거나 집에서도 한글연습을 꾸준히 하는 등 배우는 즐거움이 크다"고 말했다.

조모(69)할머니는 "예전 `ㄱ`자 하나 쓸 줄 몰라 주소를 읽을 수 없으니 은행에 갈 때마다 계좌번호를 못써 어려움이 많았다"며 "한글을 몰라 일상생활에 불편했던 점이 많았지만 이제 내가 직접 다 할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박찬각 선생(66)은 40여 년 동안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정년 퇴임한 뒤 2011년부터 한글교실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로 4년째다.

박 선생은 "내가 가진 재능을 나누기 위해 한글을 가르치게 됐다"며 "우리말이 쉬운 것 같지만 어렵다. 한글공부방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 한국어강사 자격을 취득했다"고 미소지었다.

대전 YWCA는 지역 어르신 등 60여 명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읽기 책 전 과정을 가르치는 `시민학교 한글교실`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은퇴 교사 등 7명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 현재 프로그램 교육생을 모집 중이며 이달 말까지 선착순 마감이다.

대전 YWCA 관계자는 "대전 YWCA는 재능기부 선생님들을 찾아 학생들과 연결해주는 중간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글을 비롯해 산수와 휴대폰 활용교육까지 다양하게 진행하면서 수강생들의 호응과 열정이 높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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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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