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사업 잇단 좌초 수요예측 실패 도마위

충남도가 추진하는 사업 중 일부가 자산이 매각되거나 원래의 목적과 맞지 않게 변경되면서 사업 추진 전부터 체계적인 수요예측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돼지털로 농업용 영양제를 만들기 위해 설립된 (주)아미팜이 자산 매각 절차를 밟고 있고, 충남도를 대외에 홍보하기 위해 설립된 행담도 홍보관이 지속적인 무용론에 지역 농특산물 매장으로 변경하기로 가닥을 모았다. 또 지난 1999년 국비 등을 지원받아 설립한 농축산물 유통센터는 정부로부터 국고보조금 회수 처분으로 228억 원을 상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아미팜은 지난 2010년 6월 민간기업인 에코엔과 충남개발공사가 공동으로 돈모를 이용한 아미노산을 생산·판매하기 위해 설립됐다. 당초 기술이 상용화되면 연간 286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와 연간 14억 원에 달하는 돼지털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지만 설립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누적 손실이 13억 원에 달한다. 또 지방공기업 평가원 용역 결과 앞으로 흑자전환이 불가능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옴에 따라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또 행담도 휴게소에 설치한 도 홍보관은 지속적인 무용론 속에 농특산물 판매장으로 바뀔 전망이다. 지난 2001년 24억 원을 들여 설립한 홍보관은 최근 온라인 홍보가 활성화되고 홍보 콘텐츠의 부재 등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대책 마련이 요구됐다.

이와 함께 지난 1999년 천안시 성거읍에 국비 278억 원 등 519억 원을 들여 설립된 농축산물 유통센터는 출범 후 4년 만에 자본금이 모두 잠식됐고, 이후 도가 110억 원을 출자해 공사까지 설립하며 단독경영에 나섰지만 경영정상화에 실패했다. 이후 감사원의 감사 결과 센터의 정상운영 기간을 제외하고 산출된 228억 원을 올해부터 4년간 농림축산식품부에 분할 상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도의 잇따른 사업의 실패와 변경은 사전수요예측 실패와 보여주기식 행정이 빚어온 결과라는 지적이다. 장밋빛 전망만 앞세워 혈세를 과다하게 투입하고 정확한 사전조사 없이 사업에 뛰어든 것이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유병돈(부여·새누리) 충남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적자가 나는 사업은 빨리 사업을 접는 것이 옳은 것이지만 사전에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정확한 사전예측으로 사업 실패 사례 자체를 줄여야 한다"라며 "농축산물 유통센터의 경우 정부에 228억 원을 상환해야 하는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신뢰성 차원에서 올해 상환분 28억 원만 도의회에서 의결해줬고 나머지 금액은 물류센터 매각 등을 통해 상환하도록 하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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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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