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등 이상없이 다리 통증 아이 안심 시키고 휴식 우선 주물러 주거나 온찜질 도움

주부 강 모(33) 씨는 5살 아들 때문에 매일 밤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낮에는 잘 뛰놀던 아이가 밤만 되면 다리가 아프다고 칭얼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너무 활발하게 뛰어다녀서 그런가 생각했지만 증상이 계속되며 병원을 찾았다. 아이의 진단명은 성장통. 2~8세 아이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성장통에 대해 알아보자

낮에 잘 뛰놀던 아이가 밤마다 다리가 아프다고 칭얼대고 자다가 갑자기 깨어나 우는 아이들의 다리 통증을 흔히 '성장통(growing pain)'이라고 한다. 성장 작용 자체가 통증을 만들지는 않아 정확한 용어는 아니지만 성장하는 아이에게서 잘 나타난다는 측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성장통은 주로 2-8세 어린이에게 나타나며, 여아보다는 활동성이 많은 남아에게 많이 발생한다. 주로 넓적다리나 종아리 주위에 통증을 느끼며 한쪽 다리만 아픈 경우는 드물고 양쪽 다리가 동시에 아프다고 한다. 통증은 한 시간 정도 지속되는데 일정기간 거의 매일 반복되며 때로는 수 주간 지속되기도 한다. 하지만 혈액검사를 해 보면 염증 반응이 없으며 X-ray 사진에도 이상소견이 없다.

성장통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성장기에 뼈가 자라는 정도와 근육, 인대 등 주변조직의 성장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일종의 근육통이라는 설과 뼈가 성장하면서 뼈를 싸고 있는 골막이 주위 신경을 자극하는 것이라는 설 등이 있다.

성장통은 나이가 들면 없어지는 성장 과정이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아이가 많이 아파하고 통증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아침이나 오전에 아프다고 할 때, 한쪽 다리만 아프다고 할 때, 다리를 주물러주면 더 아프다고 할 때, 열이 동반 될 때는 다른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소아 류머티즘이나 골종양, 무기질 대사에 이상이 생겨 뼈가 약해지는 '대사성 질환'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통의 가장 좋은 치료는 아이의 근육이 강해지는 것이다. 다만 근육 강화를 위해 무리한 운동을 하면 근육이 피로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운동과 함께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해야 한다. 또 근육과 골격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 칼슘, 아연은 물론 에너지 대사 및 신체 기능 활성화에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 등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해 아이의 성장을 도와야 한다.

아이가 자다가 일어나 갑작스럽게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보호자는 침착하게 아이를 안아주는 등 안심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보호자가 지나치게 걱정을 하면 아이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통증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 간단한 응급처치로는 다리를 주물러 주는 것이 좋다. 이 경우 다리의 혈액순환이 좋아져 일시적으로 아이가 시원해한다. 또 따뜻한 물찜질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많이 아파하면 진통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다. 휴식과 치료에도 불구하고 3주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단순 성장통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을지대병원 소아정형외과 김하용 교수는 "아이가 다리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는 반드시 성장통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이 다양하다. 자칫 방심하고 지내다가 심각한 질병의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어 평소 아이의 상태를 세심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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