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 맛집] 대전 유성구 '해든터'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계룡산의 가을 정취에 빠지며 전통음식의 맛과 멋을 한껏 누리고 싶다면. 지금까지 흔히 먹어왔던 것과는 달리 뭔가 특별한 돼지갈비를 즐기고 싶다면. 주저 없이 대전시 유성구 덕명동 수통골에 위치한 `해든터`를 찾아 보자.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깔끔한 인테리어와 정갈하고 푸짐한 상차림, 무엇보다 정성 가득한 요리법으로 만든 맛깔스런 통갈비가 다름아닌 매력을 풍기고 있는 곳이다.

이 집은 유황을 먹인 생(生) 돼지고기를 사용한다. 잡내가 거의 없는 것이 장점. 신선한 통돼지갈비를 공급받아 직접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와 두께로 다듬는다. 고기는 두드려 손질하는 것을 반복해 양념이 잘 베어들 수 있게 하고 질김을 없애주기 때문에 손님들이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20년 전통의 어머니 비법을 전수받아 3개월 마다 제조해 저온창고에서 숙성시켜 사용하는 특제양념은 더욱 더 특별한 맛을 내는데 일조한다. 최상품의 양조간장과 녹각, 엄나무 등 한약재를 포함해 무려 17가지의 천연재료가 들어간다니 그 감칠맛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곱게 갈아넣은 한약재는 고기냄새를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유황돼지에 한약까지 이중으로 잡내를 커버해 주는 셈이다.

이 집의 주 메뉴는 바로 통갈비, 통오리. 통갈비는 갖가지 재료로 만든 특별소스와 만나 1-2일 냉장숙성을 거친 뒤 커다란 참숯 황토 가마에서 350도의 고온으로 10분 정도 직화 초벌을 거친 후 비로소 상위에 올라온다. 참숯은 충북 진천에서 공수한 100% 국내산 최고품만 이용한다. 가스불과 달리 은은한 향을 머금으며 타지 않도록 골고루 익혀주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기름기는 쏙 빠지고 참숯향을 가득 머금은 갈비를 불판에서 살짝 익혀 입에 넣으면 부들부들 고소한 맛에 고기살이 입안에서 살살 녹아드는 듯하다. 무엇보다 소화가 잘돼 다 먹고 나서도 속에 부담이 없이 개운하다.

상위의 불판까지 총 두 번의 구이과정을 거친 갈비는 양념이 고기 사이사이 골고루 배어들어 더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달콤한 것이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오묘한 맛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야채겨자소스에 콕 찍어 입에 넣으면 연하디 연한 살결이 혀에 착착 달라붙는다. 마늘과 함께 무슬라이스나 쌈채소에 싸먹어도 일품. 맛에 감탄하다가도 어느새 손은 다음 쌈을 준비하고 있을 정도다.

통오리는 100% 국내산 오리를 공수해 사용한다. 역시 가마에서 초벌과정을 거쳐 기름기를 쏙 뺀 오리바비큐는 고기 맛이 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오리에서 날 수 있는 군내도 전혀 느껴지지 않고 고소하기만 하다. 가게 주인이 2-3일 마다 농수산시장에서 직접 발품을 팔아 만든 밑반찬은 정갈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두부두루치기, 김장아찌, 호박무침 등 전통의 맛을 내기 위해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이창희 해든터 대표는 "많이 먹어도 속에 부담이 없고 처음과 끝의 맛이 같은 것이 자연식, 전통음식의 다름아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좋은 재료만을 사용해 전통 비법으로 손님들에게 서비스하는 만큼 참맛의 자부심을 안고 오래오래 기억되는 곳으로 자리매김 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유성구 덕명동 179-1번지) △통갈비(1인) 1만3000원 △통오리(1마리) 4만5000원 △통삼겹살(1인) 1만원 △소안창 1만9000원 ☎042(825)2592 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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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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