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 맛집] 대전 장대동 '추억속에 연탄구이 뒷고기'

돼지고기 중 가장 맛있는 부위를 취급하며 연탄불에 구워 `지글지글` 추억을 요리하는 집이 있다. 바로 대전시 유성구 장대동에 위치한 `원조 추억속에 연탄구이 뒷고기`. 평일 점심 찾은 시간엔 마침 유성5일장이 열려 가게 인근이 북적북적하다. 코끝을 자극하는 고소한 구이 향과 함께 사람 냄새 또한 물씬 묻어난다. 마치 80-90년대 농촌 읍내로 시간여행을 나온 것만 같은 기분. 가게 이름에 걸맞게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만끽할 수 있게 부족함이 없다. 이 집에서 취급하는 부위는 뽈살, 덜미살이 전부다. 가장 맛있는 부위만을 골라 승부함으로써 정통 고기 맛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그 뿐만 아니다. 가게에서 내놓는 반찬 재료인 배추, 청양고추 등은 직접 농사를 지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웰빙식품이다. 이렇게 마련한 재료로 작년 가을 김장을 담가 김치도 직접 내놓는다. 한마디로 손맛이 묻어나고 살아있는 `고향의 풍미`라고나 할까. 공주시 장기면 사돈네 밭에서 직접 재배한 취나물, 세종시 봉암리에서 기른 콩으로 1년에 4가마 분량의 메주를 직접 쑤어 만든 된장, 구즉동에서 농사지은 쌀, 찹쌀·현미를 넣어 만든 고추장…. 친동생, 친지 등의 도움으로 음식 재료 하나하나에도 사연이 있고, 사람이 있고, 인정이 살아 숨쉰다. 이렇게 만든 나물무침, 된장국은 조미료로 범벅된 요즘 음식과 달리 자연스러운 토종의 맛을 선사해 되레 특별하게까지 여겨진다.

뒷고기살은 `정육점 주인들도 팔지 않고 감춰두었다가 먹는다`해서 불여진 말. 충북 옥천에서 사육한 100% 국내산 돼지에서 소량만 나오는 것을 공수한다고. 고기는 어떻게 굽느냐에 따라 맛도 천차만별. 김양옥(59) 대표는 연탄불에 살짝 구워서 구운 즉시 먹어야 제대로 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귀띔한다. 잘 익은 고깃살을 천일염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면 씹는 순간 고기에서 달착지근한 육즙이 입안을 적시며 부드럽고 쫄깃한 육질이 혀끝에 그대로 전해지고, 입안 혀끝 `좔좔` 흐르는 육즙 뒤로 담백한 맛이 쫙 퍼진다.돼지모듬을 주문하면 생삼겹살, 항정살, 갈매기살이 나온다. 항정살은 `아삭아삭` 소리가 날 정도로 쫄깃하다. 갈매기살은 쇠고기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고소한 맛이 더 좋다. 깻잎에 노릇노릇 잘 익은 고기를 싸서 한 입에 넣으면 깻잎의 알싸한 향과 고기의 고소함이 한데 어우러져 일품이다. 또 고기를 고추냉이 간장소스에 찍어 먹으면 약간 얼얼할 정도로 톡쏘는 매콤한 맛이 입을 즐겁게 한다. 콩가루에 찍어 먹으면 더 담백한 맛을 만날 수 있다. 반찬은 하나하나 실속으로 승부한다. 깻잎무침, 취나물무침, 찹쌀현미고추장을 가미한 꼴두기젓, 직접 담근 메주로 만든 구수한 올갱이된장국까지. 고기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부드럽고 쫄깃한 고기의 담백한 맛과 토종의 맛이 어우러져 금상첨화다. 뒷고기를 넣은 김치찌개는 국물을 한 번 맛보면 반하게 된다. 약간 시큼하면서도 칼칼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김양옥 대표는 "옛 장터의 느낌을 떠올리며 추억의 맛을 한껏 살리기 위해 `연탄구이`+`뒷고기`를 착안하게 되었다"며 "손님들의 건강에도 도움되는 영양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성구 장대동 280-10번지) ☎042(822)2667 △뒷고기(1인) 6000원 △돼지모듬(1인·200g) 1만원 △돼지껍데기 5000원 △잔치국수 3000원 △누룽지 3000원 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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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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