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 설립자 오웅진(왼쪽) 신부가 2일(현지시각) 로마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뒤  꽃동네 인사인 하트 모양을 그리고 있는 모습.  사진=꽃동네 제공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왼쪽) 신부가 2일(현지시각) 로마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뒤 꽃동네 인사인 하트 모양을 그리고 있는 모습. 사진=꽃동네 제공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68) 신부가 3일 오전 0시(현지시간 2일 오후 5시) 로마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4일 꽃동네에 따르면 이번 알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교구장으로 있을 때 오 신부를 초청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 신부 일행에게 특별히 알현 기회를 허락하면서 이뤄졌다.

이날 알현은 일반 알현과 달리 성녀 마르타의 집(Domus Sanctae Marthae) 교황 숙소동에서 40여 분간 이뤄졌다. 오 신부는 접견실에서 아무 격식 없이 원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프란치스코 교황과 담화를 나눴다고 꽃동네는 밝혔다.

이날 알현자는 예수의꽃동네형제회 원장 신상현 수사와 자매회 원장 박정남 수녀, 재단 상임이사인 윤숙자 수녀외에 통역담당 박형지 수녀등 이었다.

오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접견 허락에 감사 인사를 드렸고 자신이 초등학교 시절 6·25 전쟁 때 죽어가는 피란민 부녀의 비참함을 목격하고 길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위해 일생을 바치겠다는 결심을 실천해 꽃동네를 만들었음을 설명했다.

오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한국의 124위 시복 심사를 소개한 뒤 시복식 참석과 꽃동네 방문을 요청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은 사제 없이 평신도가 교회를 이룬 나라로, 그 힘의 원동력은 세례성사였다"며 오 신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꽃동네에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보이면서 겸손, 용기, 기도를 통해 가난한 이들을 계속 사랑할 것을 조언했다.

오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라는 글이 새겨진 도자기를 선물로 증정했으며, 꽃동네 가족 중 13년 전에 경추 손상으로 사지가 마비되어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이주련 환자가 그린 교황의 초상화를 선물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 신부와 꽃동네 인사인 '사랑합니다'의 하트 모양으로 기념 촬영했고 알현한 수도자들에게 교황 묵주를 선사했다.

음성=오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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