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에 미래 있다] (26) 행복한나눔센터

행복한나눔센터(대표 문국모) 작업장에서 지역 주민들이 폐현수막을 이용한 재활용 가방 만들기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행복한나눔센터 제공
행복한나눔센터(대표 문국모) 작업장에서 지역 주민들이 폐현수막을 이용한 재활용 가방 만들기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행복한나눔센터 제공
지구를 살리기 위해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해 낭비를 없애는 것이다.

예비사회적기업 `행복한나눔센터`(대표 문국모·이하 행복나눔)는 한번 사용한 뒤 폐기물로 버려지는 현수막을 재활용해 가방이나 앞치마를 제작·판매하며 환경을 지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대전 선화동 `보문 평화의 집`에 자리잡은 행복나눔은 지난 2010년 헌옷이나 헌가구를 수거해 다시 판매하는 공간으로 처음 출발했다.

당시 100여 명의 회원들로부터 헌옷이나 후원금을 기부받아 운영되던 행복나눔은 지역주민들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 2011년 마을기업으로 전환하며 현수막을 재활용한 제품을 생산·판매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2-3명에 불과했던 직원들도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어느 새 10명 안팎으로 늘어났다. 게시기간이 지나 쓸모 없어진 현수막들을 직접 수거해 천연세제로 깨끗하게 세탁한 뒤 재봉틀로 정성스럽게 바느질해 가방으로 만들어내는 전 과정이 지역주민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용도에 따라 가방의 크기나 디자인도 매우 다양하다. 내구성을 고려해 현수막을 두 겹으로 덧대 만들고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단추, 지퍼, 안 주머니 등을 추가했다.

겉 표면에는 아기자기한 그림이나 서예가 김진호 선생이 기부한 글씨를 인쇄해 멋스러움까지 더했다. 이처럼 현수막 수거부터 완제품 생산·판매까지 전 과정이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곳은 전국에서 행복나눔이 유일하다.

문국모 대표는 "폐현수막으로 가방을 만드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재활용 방법이지만 자체적으로 현수막을 수거해 디자인, 인쇄까지 거쳐 완제품을 만드는 곳은 전국에서 행복나눔 밖에 없다"며 "행복나눔 제품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여러 곳에서 벤치마킹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자치구당 현수막 재활용을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사회적비용이 연간 1000만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행복나눔의 생산활동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관리법 위반으로 수거되는 폐현수막을 소각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톤당 15만원 정도로 한 자치구당 연간 1000만원 정도가 투입되는데 대부분의 현수막이 나염 처리된 면이나 폴리에스테르 재질로 이뤄져 있어 처리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까지 일으킨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폐현수막을 이용해 재활용품이나 쓰레기, 낙엽 수거용 마대 등으로 만들어 재활용하기도 하는데 행복나눔은 더 나아가 일상 생활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로 재탄생시키고 있는 셈이다.

지난 해에는 폐현수막으로 만들어져 깨끗하지 않다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산업환경연구센터로부터 유해성분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음을 인정받은 시험성적서도 획득했다. 문 대표는 "재활용 가방이지만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꼼꼼한 박음질을 통해 내구성을 높이고 디자인도 다양하기 때문에 행사장 등에서도 행복나눔 제품은 인기가 높다"며 "이는 단순히 현수막을 재활용하는 것 뿐 아니라 재활용에 대한 시민의식을 높이는데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다양한 행사를 통해 시민들과 만나고 있는 행복나눔은 단순한 생산·판매뿐 아니라 2차, 3차의 환경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각 지자체가 기존의 폐현수막 처리비용을 재활용품 제작 및 구매비용으로 활용할 경우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대표는 " 안정적인 판로 확보로 충분한 수익을 창출해야 다양한 환경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어르신들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1000원 국숫집도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yjki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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