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런 인기, 이젠 무덤덤 차분한 성격 당구와 잘 맞아 기복없는 플레이 보여줄 것"

차유람 선수가 인사말과 함께 남긴 사인.
차유람 선수가 인사말과 함께 남긴 사인.
■ 女포켓볼 대표선수 차유람이 밝히는 인기비결

차유람은 2009년 베트남에서 첫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 암웨이컵과 춘천 월드레저당구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랭킹 3위에 올라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 보였지만 대중들은 그가 찍은 화보나 잡지표지에 더 관심을 가질 뿐이었다. 예쁜 외모 탓에 실력이 가려진 비운의 스타(?) 차유람을 만나봤다.

당구여신, 얼짱 당구스타, 당구미녀…. 올해로 입문 14년째를 맞는 당구선수 차유람(한체대·25)의 이름 뒤에는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이 중 대부분은 뛰어난 외모 덕분에 붙은 별명들이다. 세계 10위권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대중들은 그를 실력파 당구선수로 보기보다는 `연예인 못지 않게 예쁜 당구선수`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당구계에서는 차유람을 `출중한 외모 때문에 실력이 저평가된 대표적인 선수`로 꼽는다. 국제대회 4차례 우승과 2회 연속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발탁될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화려한 모습에 가려 실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 현재 차유람은 여성 포켓볼에서 세계랭킹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인 2000년 당구에 입문한 차유람은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던 2003년 한국여자포켓볼 랭킹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골프, E-스포츠 등의 대중화로 침체된 당구계에서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당구선수는 금방 주목을 받았고 2006년 세계적인 스타 자넷 리와 친선경기를 가지면서 스포츠 스타 반열에 올랐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구뿐 아니라 각종 TV출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 같다. 최근 근황은 어떤가.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수업 스케줄에 맞춰서 훈련하고 있다. 특별히 하루에 몇 시간을 정해놓고 훈련하는 것은 아니다. 수업 중간중간에 훈련을 하고 남는 개인 시간도 거의 훈련에 투자하고 있다. 더 지니어스와 1대 100 등 몇 가지 프로그램 촬영을 같이 하고 있다. 훈련이 바빠서 틈틈이 시간을 내서 하고 있는 중이다."

-비교적 이른나이에 당구인으로 성공했다. 갑작스럽게 주목받게 된 셈인데 부담스럽지 않았나. 그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당시에는 갑자기 주목 받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 한해 한해 지날 때마다 경험이나 경력에 변화가 있기 때문에 조금은 성숙해진 것 같다. 당구에서도 그렇고 사람들과 관계하는데 인내력이 생긴 것 같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대단하다. 대중에게 주목받는 것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사실 없다고 하면 거짓말 일 것 같고 그런 부분은 경기력과 컨디션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정말 자신 있을 때는 그런 호응이 오히려 도움을 주는 반면 컨디션이 좋지 않고 자신감이 없을 때는 오히려 부담스럽다. 영향이 없을 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경기력에 자신감을 잃지 말고 흔들리지 않는 거라고 생각한다."

-일각에서 `당구는 못하는 데 얼굴 때문에 떴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실력에 비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실력만 놓고 본다면 지금보다 덜 유명한 것이 맞다. 그 유명세를 실력으로 따라 잡기위해 많이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실력으로 인정받는 것이 제 선수 생명을 다할 때까지 해야할 가장 큰 목표다."

-각종 화보를 찍는다거나 케이블 방송에 종종 출현하는 걸로 아는데 계기가 있나.

"직접 나서서 하는 것은 아니고 섭외가 상당히 많이 들어온다. 그런 활동을 통해 내가 하는 당구라는 종목자체가 활성화 되는데 도움이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스스로도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활동하고 있다. 막무가내로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이장수 감독님과 상의해서 출연을 결정하고 있다."

-당구를 시작하게된 계기가 있나. 또 차유람의 당구란 어떤 것인가.

"초등학교 1학년때 테니스 선수를 하다가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당구를 시작하게 됐다. 차분한 성격이랑도 잘 맞았다. 외향적인 성격도 도움이 되지만 당구는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부분이 강해야 한다. 당구를 하면서 성격이 더 차분해 진 것 같다(웃음)."

"최대한 정석대로 기본기에 충실한 당구를 하고 싶다. 기본기가 바탕이 돼서 중심이 잡혔을 때 거기에서 더 나아가서 자기만에 색깔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자세부터 이상한데 자기만의 스타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본인은 정석대로 치고 있나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최대한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웃음)."

-올해 목표가 있다면

"한번 좋은 성적을 거두기보다는 꾸준히 기복 없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 운이 따르면 우승할 수도 있겠지만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차유람만의 당구를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고 자신감있는 경기를 했으면 한다."

글 한대섭 기자·사진 빈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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