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1동 복지만두레 현장을 가다] ③ 중앙동 만두레

 대전 동구 중앙동 복지만두레가 마련한 '3대가 함께하는 송편 만들기' 행사에 참여한 회원 등 관계자들이 지역사회 불우이웃에게 전달할 송편을 빚고 있다.  사진=중앙동 주민센터 제공
대전 동구 중앙동 복지만두레가 마련한 '3대가 함께하는 송편 만들기' 행사에 참여한 회원 등 관계자들이 지역사회 불우이웃에게 전달할 송편을 빚고 있다. 사진=중앙동 주민센터 제공
1사1동 복지만두레 현장을 가다 ③ 중앙동 만두레

"생색내기용 일회성 행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지역 사회와 협력 관계를 다져 갔으면 좋겠습니다."

대전 동구 중앙동 복지만두레 김충도 회장과 김봉현 총무는 `1사(社)1동(洞) 나눔 협약`과 관련해 아쉬움과 함께 기대를 내비쳤다.

지난 2004년 출범한 중앙동 만두레는 김충도 동문교회 목사가 줄곧 회장을 맡으면서 내실 있는 운영으로 유명세를 탔다. 회원 20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조직이지만 다른 곳과는 차별화 되는 나눔 활동을 벌여왔다. 대부분의 복지 만두레 활동이 밑반찬 나누기, 어르신 나들이 등 대동소이한 내용으로 구성되는 것과 달리 중앙동 만두레는 `사랑의 돈가스 만들기` 행사나 `3대가 함께하는 송편 빚기` 등 독창적인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펼쳤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1년 만두레 기금 확보를 위해 시작한 사랑의 돈가스 만들기는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봉현 총무가 재료를 제공하고 회원들이 직접 만들어 맛과 영양을 살린 수제 돈가스라는 점에서 지역 자생단체와 행정기관 직원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모았다. 이를 통해 확보하는 기금만 200만 원에 달할 정도. 기발한 아이디어와 자원연결이 절묘하게 조합을 이뤄낸 성과인 셈이다.

3대가 함께하는 송편 만들기도 지역 거주 어르신과 만두레 회원, 그리고 대성여중에 다니는 만두레 회원 자녀 등 3대가 모여 명절 송편을 만들며 소통하는 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만두레 회원들이 지원하는 결연 대상도 특별하다. 중앙동 만두레는 결연자를 선정할 때 행정기관이 도움을 주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제도권 내 수혜자를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제도권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가정 및 개인을 발굴해 도와주는 것이 만두레의 설립 취지에도 부합한다는 생각에서다.

중앙동 만두레가 활동하는 소제동, 신안동,대동 등은 재개발사업 예정지로 빈 집이 속출하고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그 속에서도 회원들은 단단한 결속력을 보였다.

여기에는 김 회장이 목사를 맡고 있는 동문교회와 신도들의 역할도 컸다. 장소 제공은 물론 행사가 있을 때마다 교회 신도들이 나서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동 만두레가 한국철도공사 연구원과 1사 1동 나눔 협약을 체결한 것은 지난해 8월이다. 동 주민센터 담당자의 아이디어로 연결된 두 기관은 협약 체결을 통해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아주 특별한 기차 여행`을 진행, 기차를 타고 연구원이 지원하는 지역 공부방 아이들이 체험, 문화 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만은 않았다.

만두레측은 연구원이 12월로 계획된 3번째 여행을 앞두고 갑작스레 행사 취소를 통보하면서 상당히 애를 먹었고 이후 신뢰에 금이 갔다고 말한다. 나아가 지난해 두 기관의 협력사업이 완료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한국철도공사 연구원측은 이를 인지조차 하지 못한 채 올 해도 협력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주민센터와 복지재단측에 전달한 상황이다. 1사 1동 나눔 협약이 협력관계를 맺은 두 민간 기관이 힘을 맞대고 지역 사회에 나눔을 펼치도록 하는 취지로 진행됐음에도 여전히 관 중심의 운영 방식이 지닌 편의성 때문에 벌어지는 소통의 부재와 오해인 셈이다.

두 기관 모두 동 주민센터 만두레 담당자의 잦은 교체에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만두레를 이해하고 업무를 적극적으로 할 만 하면 담당자가 교체되는 일이 빈번하다 보니 업무 추진에도 차질을 빚는다는 것. 만두레 활성화에 실질적은 지원이 무엇인 지 대전시와 복지재단이 고심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백운희 기자 sudo@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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