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9988 프로젝트' 99세까지 88하게 -황반변성

성인이 실명을 하는 3대 원인질환으로 연령관련 황반변성, 당뇨병성 망막증, 녹내장이 꼽힌다. 이 가운데서도 황반변성은 5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최근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환자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듯이 눈에서도 연령의 증가에 따라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데, 망막의 중심부로 시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황반부에 변성이 일어나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 연령관련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AMD)인 것이다.

#65세 여성 환자가 약 1주일 전부터 시작된 시력저하와 중심부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당시 교정시력은 0.1이었고 오른쪽 눈은 삼출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으로 진단받고 6주 간격으로 약물주사치료를 받았다. 현재는 교정시력이 0.8로 호전된 상태로 재발없이 정기검사를 하고 있다.

#72세 남성 환자가 약 2년 전부터 양쪽 눈 모두 시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병원을 찾았던 당시 교정시력은 0.02이었다. 오른쪽 눈은 연령관련 황반변성, 왼쪽 눈은 건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진단을 받고, 주사약물치료를 3회 받았으나 현재 오른쪽 눈 교정 시력은 0.06으로 큰 차이가 없는 상태로 관찰 중에 있다.

앞의 두 환자의 차이는 무엇일까? 여러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차이는 언제 치료를 시작했느냐의 문제다. 같은 병명으로 똑같은 치료를 받아도 그 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모든 질환이 그렇겠지만 황반변성이라는 질환도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황반이란?

카메라의 필름 역할 즉, 상이 맺히는 역할을 하는 눈의 구조가 망막인데, 이중 시력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부분이 황반이다. 황반부는 빛 자극에 반응하는 시세포중 특히 원추세포가 밀집되어 있어서 중심시력을 담당하여 생계와 관련된 직장 및 사회활동은 물론, 개인의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한다.

◇황반변성의 원인과 증상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나이와 연관이 높다. 병명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나이가 들면서 그 유병률이 증가한다. 연령 외에 흡연, 강한 자외선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으며 어느 정도의 유전적 요인도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반변성의 증상으로는 글씨나 직선이 구부러져 보이거나 물체의 크기가 다르게 보이는 변시증, 물체의 색깔이나 명암이 다르게 보이는 변색증, 그리고 중심부가 가려져 안보이는 중심암점 등이 있다.

◇황반변성의 형태

황반변성은 건성황반변성(Dry AMD)과 습성황반변성(Wet AMD)으로 분류할 수 있다. 건성황반변성은 망막에 드루젠이라 하는 시세포의 대사물질이 침착 되거나 망막색소상피의 위축과 같은 병변이 생긴 경우를 말한다. 이는 흔히 보는 형태로 연령관련 황반변성 모든 증례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보통 심한 시력상실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습성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

습성황반변성은 연령관련 황반변성 모든 증례의 약 10%를 차지하며 망막 밑에 맥락막 신생혈관이 자라서 생긴다. 이러한 신생혈관은 황반부에 삼출물, 출혈 등을 일으켜 중심시력에 영향을 주며, 진행속도가 매우 빨라 심한 경우 수 주 안에 실명을 초래할 수도 있다.

◇진단

황반병성을 의심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검사법은 암슬러 격자(Amsler grid)검사이다. 일정한 간격의 바둑판 무늬를 병변이 있는 눈으로 관찰시 황반변성 환자의 경우 위에서 말한 증상(줄무늬가 휘어져 보이거나 가려져 보이는 등의 증상)이 보일 수 있다.

황반변성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망막전문의에 의한 안저검사는 기본으로 황반변성이 의심되는 경우 형광안저촬영 및 빛간섭단층촬영 등을 통해 황반부의 구조적 이상을 발견하게 된다. 황변변성의 경우 특히 조기 진단에 예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집에서 암슬러 격자를 이용한 자가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치료법

황반변성의 치료법으로 크게 안구내 항체주사 치료와 광역학레이저 치료가 있다.

▶광역학 레이저 치료(Photodynamic therapy)=빛에 의해 활성화되는 특수한 광감작 약물인 비쥬다인을 정맥 주사후 일정시간 경과한 후에 특수한 파장의 레이저를 병변부위에 조사하여 약물을 활성화 시켜 신생혈관은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항체주사가 시행되기 전 많이 시행되었으나 최근 항체주사의 시행으로 빈도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습성황반변성의 효과적인 치료법인 것은 분명하다.

▶항체주사치료=신생혈관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관내피생성인자에 결합하는 약물을 직접 눈 속에 주사하여 신생혈관의 발생억제 및 불활성화를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습성황반변성환자를 대상으로 한달 간격으로 3회 연속주사하며, 이후 치료 반응정도에 따라 추가 주사여부를 결정한다. 광역학 레이저 치료보다 환자들의 불편감이 덜하고, 치료 효과도 비슷하여 습성황반변성의 주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황반변성은 나이가 들면서 황반부에 변화가 생기는 병이다. 대부분은 건성황반변성으로 별다른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습성황반변성의 경우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절할 치료가 필요하다. 다행히 비교적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으므로 암슬러 격자등을 이용한 자가 검사후 이상이 의심되면 빨리 안과 검진을 받아 조기에 적절한 치료로 좀더 나은 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연순 기자 yss830@daejonilbo.com

△황반변성 자가진단법

암슬러격자나 모눈종이를 이용하여 황반변성을 쉽게 자가 진단할 수 있다. 밝은 빛 아래에서 약 30㎝ 정도의 거리에 이 종이를 둔다. 안경을 쓴 상태에서 한 쪽 눈을 가리고 아래 표의 중심에 있는 점에 초점을 고정시킨다. 정기적으로 자가검사 후 다음과 같은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안과 전문의에게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① 작은 네모칸이 모두 같은 크기로 보입니까?

② 4개의 모퉁이가 모두 보입니까?

③ 비어 있거나 뒤틀려지거나 희미한 부분이 있습니까?

④ 혹은 선이 물결 모양으로 굽이쳐 보입니까?

다른 쪽 눈도 반복하여 시험한다.

도움말=이영훈 건양대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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