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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창작극 역사 한 획… '신명나는 무대' 맥 잇는다

2013-02-13기사 편집 2013-02-12 21:19:36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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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에 미래있다] 18.마당극패 우금치 1990년 창단 작년 예비사회적 기업 선정 청년 예술가 양성·시민 문예대중화 주력

첨부사진1예비사회적 기업 마당극패 우금치 단원들이 창작 전통극 '쪽빛황혼'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마당극패 우금치 제공

창간 63주년 특별 기획(18)마당극패 우금치

마당극패 우금치(대표 류기형)는 전통양식을 계승·발전시킨 창작마당극으로 지난 20여 년간 국내 마당극 저변확대에 충주적인 역할을 해왔다. 전통을 알리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문예대중화에 앞장서온 우금치는 지난해 3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며 젊은 예술가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시대를 바라보는 예리한 통찰력으로 실험성 강한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는 우금치를 살펴봤다.

◇대전 명물 전통마당극패 우금치의 탄생=마당극패 우금치는 1990년 9월 창단한 이후 20여 년간 왕성한 공연활동을 이어오며 전국에서 손꼽히는 전통마당극 전문단체로 자리잡았다. 1985년 대전·충남지역의 대학탈춤반 학생들이 모여 결성한 놀이패 '얼카뎅이'가 전신으로, 농촌현장을 순회하며 풍물공연과 교육활동을 벌이는 문화운동단체로 출발했다.

이후 1987년 6월 항쟁의 영향으로 폐쇄적이던 사회적 분위기가 변화되면서 문화공연에 대한 수요와 열린 공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우금치는 농촌순회공연과 대학초청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 수요를 충족시키며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스토리'를 담아내기 위해 주력했다. 우금치의 마당극 공연은 1990년대 후반 전국적으로 늘어난 지역축제에서 마당극이 축제를 대표하는 공연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1996년 금산인삼축제에서 인삼 탄생 설화를 담은 마당극 공연을 최초로 선보이며 큰 호응을 이끌어낸 것.

류기형 대표는 "80년대 대학탈춤운동을 시작으로 전통탈춤이 우리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계승·발전돼야 하는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시대적 상황과 요구를 담아낸 창작탈춤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시대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이야기를 담은, 향토성과 역사성이 짙은 전통마당극으로 전국 순회공연을 벌이며 전통의 맥을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문예대중화 사업으로 마당극 저변확대=창단 후 어느 단체보다 활발하게 전국순회 공연을 진행했던 우금치는 보다 전문화된 마당극 공연을 창작하기 위해 1996년 대전 동구 하소동에 1650㎡(500평) 남짓한 공간을 마련했다. 연습장과 기숙사를 갖춘 도시외곽 공간에서 10여 명의 단원들이 동고동락하며 작품제작과 공연활동에 박차를 가한 결과 10년간 작품 생산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것이 우금치의 설명이다.

2000년대 들어 문화운동을 주도하던 좌파 성향의 주요 문화예술단체들이 극심한 침체기를 겪은 것과 달리 우금치가 활발한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도 당시 개발한 다양한 창작마당극 덕분이었다.

무엇보다 전통에 대한 대중적인 수용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던 시기에 춤과 소리, 풍물 등 전통의 양식의 뿌리를 둔 마당극 공연은 대중의 요구와 잘 맞아떨어졌다.

2005년 유성구 대동의 폐교를 빌려 연습장을 이전한 우금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문예대중화사업을 진행했다.

한달에 한번씩 시민들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마당극공연을 선보이고 시민을 대상으로 연극이나 전통예술 등을 교육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한 것.

이광백 우금치 홍보실장은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출발하면서 연극에 열정을 지닌 청소년이나 예술을 전공한 젊은 세대를 예비단원으로 받아 후진양성에 적극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 지역문화공동체의 모델로 대전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를 만드는 것을 과제로 삼아 작품창작과 교육사업을 활발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창작공간 마련해 실험적 작품 시도=우금치가 선보인 창작마당극들은 90년대 이후 국내 마당극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쟁쟁한 작품들이 많다.

2000년 서울 국립극장에서 처음 공연했던 마당극 '쪽빛 황혼'은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공연장에 3000명의 관객이 몰릴 정도로 성황을 이루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노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지난 13년간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장수 공연으로 자리잡았다.

창단 15주년을 맞은 2005년에는 우금치 작품 7개를 3주간 연달아 공연하는 '일곱빛깔 마당극축제'를 국립극장에 올리며 관객은 물론 연극계와 평론계의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40여 개의 창작마당극을 보유하고 연간 120여 회에 달하는 전국순회공연을 진행하며 마당극 저변확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셈이다.

하지만 우금치는 여전히 마음껏 창작하고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구 대흥동에 어렵게 연습공간을 마련한 것도 잠시, 현재는 평송청소년문화센터에 상주예술단체로 터를 잡았지만 계약이 만료되면 또 다시 창작공간을 찾아나서야 한다.

류 대표는 "그 동안 우금치가 대전의 대표적인 공연단체로서 열심히 활동하며 대전을 알려온 만큼 지자체에서도 우리가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안정적인 창작공간을 기반으로 시대를 바라보는 예리한 통찰력을 되살린 실험성 강한 작품들로 시민들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yjki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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