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9988 프로젝트' 99세까지 88하게 - 유방암

가정주부 최모 씨(51)는 1년 전 샤워를 하다가 유방에 조그마한 멍울이 잡히는 것을 발견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생활하고 있던 중 멍울이 점점 커지고 유두에서 핏물이 비치기 시작했다.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후 유방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이미 임파선으로 전이되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았다. 암세포가 피부까지 침범해 우선 항암치료부터 해 암세포의 크기를 줄인 후 유방절제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고 약 1년이 지난 현재는 아무런 불편 없이 지내고 있다.

◇유방암이란?

종양은 우리 몸의 세포가 지나치게 커진 혹으로, 신체의 모든 곳에 생길 수 있는데, 유방에 생긴 비정상적인 혹 중에서 악성종양을 유방암이라고 한다.

유방은 기능적으로 젖을 생산하는 유선과, 젖이 흐르는 길인 유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로 유관과 유선을 이루는 상피세포에서 변형이 일어나 점차 단계별로 암이 발생한다. 갑상선 암에 이어 여성암 발생률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방암은 한해에 발생하는 유방암 환자가 매년 1만 명을 넘어섰으며 그중에 99% 이상의 환자가 여성 환자이다. 1999년도에 인구 10만 명 당 24.5명이었던 것이 계속 증가해 연간 6.5%의 발생 증가를 보이고 있다.

◇30-40대 여성 발생률 높아

우리나라 유방암은 40대 중 후반에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서구에 비해 젊은 연령에서 발생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폐경 후의 환자가 대다수인 서구에 비해 한국에서는 40대 젊은 환자의 발생률이 높으며, 폐경 전 여성 유방암의 비율이 약 60%에 이르고 있다. 40대의 여성에서 40%의 높은 발생빈도를 보이며, 또한 40세 이하의 환자도 약 20%를 차지하는데, 이는 서구에 비해 약 3배 정도 높은 수치이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 여성에게 맞는 유방암 예방과 조기검진, 진단과 치료, 그리고 치료 후 회복에 대한 프로그램 마련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 주요 원인

유방암이나 대장암은 흔히 '선진국 형 질환'이라고 불린다. 산업화나 급속한 경제성장, 세계화 등으로 서구화된 식습관을 중요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고지방, 고칼로리에 의한 고영양화, 비만인구의 증가가 중요한 유방암 위험인자라고 할 수 있다. 저출산 현상, 짧은 모유수유기간, 이른 초경, 늦은 폐경, 늦은 결혼연령, 임신을 하지 않거나 늦은 출산도 유방암 발생률을 높이며, 특히 비만인 경우 체중이 1㎏ 증가할수록 유방암 발생 확률이 1%씩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그 밖에도 경구피임약복용, 호르몬대체요법사용, 유방암의 가족력 등이 유방암 발생 위험인자라고 할 수 있다.

◇가슴의 형태가 평소와 다르다면

가장 흔히 호소하는 증상은 유방통이다. 유방통증의 경우 대부분 월경주기와 관련해서 생리적 현상이 훨씬 많다. 다른 증상으로는 만져지는 멍울이 생길 때,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올 때, 유방피부의 변화나 유두 함몰, 유방의 굴곡변화나 비대칭이 생길 때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유두와 유륜에서 지속적으로 진물이 나올 경우에도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유방암의 진단은 유방촬영술이나 유방초음파검사 같은 영상학적 진단으로 병변확인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병변이 없는 경우에는 1-2년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이상병변이 확인된 경우는 절제여부 결정을 위해 조직검사를 시행하게 되며, 비종양이나 비 증식성 병변일 경우 주기적으로 추적검사를 실시하고, 악성이나 증식성 병변일 때는 제거를 해야 한다.

◇유방암의 치료방법

유방암 치료는 크게 국소치료와 전신치료로 나눌 수 있다. 국소치료는 병변부위를 절제하고 절제 후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며, 유방암이 많이 진행 되었거나 다른부위 전이가 있을 경우 항암화학요법이나 호르몬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을 전신치료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유방암 수술은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유방전절제술)이 주로 시행되었으나,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피하유방전절제술' 후 유방복원술을 시행하여 미용적인 측면을 고려한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유방전절제술이 재발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유방의 소실은 여성으로서 굉장히 큰 상실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유방 보존술은 외과 의사나 환자에게 매력적인 수술법이다.

▶방사선 치료=잔존 유방암 조직을 없애주고 생존율 향상에 가장 좋은 치료법으로, 유방보존술 후 항상 시행한다. 유방전절제술 후에도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임파선 절제술이 부족한 경우, 3기 유방암 환자나 절제면이 종양이 가깝게 위치한 경우에 방사선치료를 시행함으로써 생존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항암치료나 호르몬요법=흔히 항암치료는 수술 후 시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술 전에도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암이 클 경우 크기를 줄이는 치료를 시행해서 유방보전술을 가능하게 한다. 수술 후 보조 항암 화학요법은 1㎝ 이상의 종양이나 임파선 전이가 있는 경우 도움이 되며 특히 젊은 환자에게 효과가 크다. 호르몬수용체가 양성인 유방암에서는 항 호르몬요법을 시행하면서 유방암의 치료 및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해

한국 유방암학회 발표에 따르면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다른 암의 생존율은 위암이 61%, 대장암 67%, 자궁경부암 80% 정도인 것에 반해 굉장히 좋은 생존율이라고 할 수 있다. 생존율은 병기별로 달라진다. 0기암 경우 거의 100%, 1기 98%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지만 3기에는 69.7%, 4기에는 30.2%로 급격히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아무리 완치율이 높더라도 유방암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임신과 출산 그리고 모유수유를 하는 것만으로도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다. 호르몬 요법이나 피임약 사용에 주의하고, 규칙적인 운동, 저지방 식단, 금주 등을 꾸준히 지킨다면 유방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유방암 예방 중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기검진을 받는 것인데, 30세 이후는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시행하고 35세 이후는 2년 간격으로 전문의의 임상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40세 이후부터는 1-2년 간격으로 의사의 진찰과 유방촬영을 병행하면 예방과 조기진단이 가능하다. 송연순 기자 yss830@daejonilbo.com

도움말=나유미 건양대병원 유방·갑상선클리닉 교수

☞유방암 자가진단법

◇1단계 : 거울을 보면서 육안으로 관찰

-양팔을 편하게 내려놓은 후 양쪽 유방을 관찰한다.

-양손을 머리뒤쪽으로 올려 깍지 낀 자세를 취한 후 팔에 힘을 주고 가슴을 앞으로 내민다.

-양손을 허리에 짚고 어깨와 팔꿈치를 앞으로 내밀면서 가슴조직에 힘을 주고 앞으로 숙인다.

◇2단계 : 서거나 앉아서 촉진(觸診)

-검진하는 유방쪽 팔을 머리위로 들어 올리고 반대편 2, 3, 4번째 손가락 첫 번째 마디 바닥면을 이용해 검진한다.

-유방 주위 바깥쪽 상단 부위에서 원을 그려가면서 안쪽으로 검진한다.

-반드시 쇄골 위아래 부위와 겨드랑이 밑에서부터 검진하며, 동전 크기 만큼 씩 약간 힘주어 시계 방향으로 원을 그려가면서 검진한다.

-유두 주변까지 작은 원을 그리며 만져본 후 유두의 위아래와 양옆에서 안쪽으로 짜 보고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있는지 확인한다.

◇3단계 : 누워서 촉진

-편한 상태로 누워 검사하는 쪽 어깨 밑에 베개나 타월을 접어서 받친 후 검사하는 쪽 팔을 위로 올리고 반대편 손으로 2단계의 방법과 같이 검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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