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던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 교수가 교육정책을 빗대어 한 말 중 "샤워실의 바보(a fool in shower)"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샤워를 할 때면 따뜻한 물로 씻기 위해 온수 쪽으로 손잡이를 돌리곤 한다. 그러다보면 갑작스럽게 물이 뜨거워져서 다시 급하게 냉수 쪽으로 손잡이를 돌리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차가운 물이 쏟아져 다시 온수 쪽으로 손잡이를 돌리게 된다. 결국 샤워하는 내내 온수와 냉수 사이를 이리저리 옮기게 된다.

이것은 우리가 아이를 키울 때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인기 교육기관 혹은 정보력 빠른 엄마들의 최신 교육 정보에 우리는 이쪽저쪽으로 휩쓸리게 된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하거나 마음이 놓이는 것은 없다. 아이를 키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에게 자녀 교육에 대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사교육 열풍, 정보의 홍수 속에서 휩쓸리지 않고 소신있게 키울 수 있다.

자녀교육에 대한 원칙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아이에 대한 믿음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즉, 우리 아이에게는 우리가 예측할 수 없을 만큼의 놀라운 능력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현재 밝혀진 인간의 지능만 해도 언어지능, 논리수학 지능, 공간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이해지능, 음악지능, 신체운동지능, 자연친화지능 이렇게 여덟 가지 지능이 존재한다. 이를 '다중지능'이라고 한다. 이러한 지능이 모두 적절하게 발달돼 모든 분야에서 뛰어나면 좋겠지만 사람들은 각자 강점을 보이는 지능영역과 약점을 보이는 지능영역이 따로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이들도 잘 하지 못하는 부분이 하나씩은 있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빨리 파악해 이러한 강점지능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렇게 때문에 아이의 강점지능을 찾아주는 것은 부모의 역할 중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의 강점지능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아이의 강점지능, 즉 재능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특히 아이가 어떤 대상에 흥미나 호기심을 느끼면 그것에 몰입하게 되는데 부모가 귀찮을 정도로 질문을 해오는 아이는 일차적으로 그 분야에 대한 재능이 잠재되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어릴 때의 흥미와 호기심만으로 아이의 재능을 단정짓는 것은 위험하다. 재능은 아동기를 거쳐 청소년기가 진행되면서 비로소 드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의 재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영유아기, 초등기, 중등기, 고등기로 나누어 아이의 발달을 살펴보며 이에 맞는 적절한 자극을 주는 것이 좋다.

영유아기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의 질 높은 상호작용이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공감하는 식으로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 때에는 두뇌의 전반이 발달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신나게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앉아서 블록놀이를 하거나 책읽기를 좋아하는지 관심있게 살펴보아야 한다. 다양한 것을 경험해보는 과정에서 아이가 상대적으로 더 좋아하는 것과 덜 좋아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모든 부모는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어떤 삶이 행복한 것일까? 지금 이순간부터, 우리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세심하게 관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김세인<동국대 유아교육과 석사, 대전신영어린이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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