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대전시정 방향

염홍철 대전시장이 최근 2013년 계사년 화두로 '집사광익(集思廣益)'을 밝히면서 향후 대전시정의 방향과 성과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삼국시대 촉(蜀)나라의 책사인 제갈공명이 부하장수들에게 쓴 글에서 유래된 집사광익은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아 더 큰 이익을 얻는다'란 의미. 염 시장은 화두 선정 배경에 대해 "시정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대전의 미래번영을 위한 선택의 길목에서 항상 시민들의 소중한 의견에 의지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사실 '소통'은 민선 5기 대전시를 아우르는 절대적인 '명제'였고, 시정 전반에 걸친 하나의 상징적인 '키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염 시장은 당선 이후 줄곧 대화와 소통을 역설하며, 공직사회에 끊임없이 질타와 당부를 가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소통은 지역사회의 주요 담론으로 확장되고 있고 대전시의 소통 행보에 대전시민의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한 해 대전시민이 체감하는 소통지수는 그리 높지 않았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그 배경에는 도시철도 2호선, 롯데복합테마파크, 신세계 유니온스퀘어 등 대전시의 굵직굵직한 프로젝트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 현안 추진 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민-관, 민-민 갈등이 노정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앞서 2011년 말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같은 해 대전시정을 평가하며 "많은 성과도 있었지만 논란 역시 많았다. 주요 시책 추진과정에서의 소통 부재로 인한 불필요한 갈등이 야기됐다"고 밝히며, 대전시의 소통 부재를 지적했다. 대전시 정책자문위원들도 지난해 6월 열린 민선 5기 전반기 시정 결산 보고회에서 "전반기 2년 동안 시민과의 소통이 미흡했다"고 분석한 뒤, 하반기 시정에서의 '소통'을 당부했다.

당시 염 시장은 "열심히 소통한다고 행각했는데 지난 1년 결산에선 소통 부족이 지적됐다. 교통 등 일부 시정에서 여러 이유로 소통 부재의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유념하겠다"고 공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또 시는 하반기 시정 기조 중 하나로 '사회적 자본 확충'을 밝히며 '소통', '협력', '신뢰' 등 대전시만의 사회적 자본 구축의 키워드를 추출해 시정 전반에 투사, 이를 통해 경제성장과 복지확대의 현실적 한계를 채우겠다고도 했다.

이제 대전시는 '소통' 그 자체는 물론 '방식' 등에 관심을 두어야 할 시기란 지적이다. '왜'가 아닌 '어떻게' 접근할 것이라는 데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선 정책 결정권자들인 대전시장을 비롯한 실국장 등 고위직 공직자들의 전향적인 마인드 변화가 절실하다. 특히 직업공무원인 행정부시장 이하 실국장과 과계장까지 공직사회 전반에 걸쳐 '소통'의 당위성을 인식하고, '방법'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가 논의돼야 한다.

'소통'이 단순 사업 추진의 명분 확보를 위한 절차적 단계 차원을 넘어야 공직자와 시민이 공감하는 시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올 대전시의 '소통'을 통한 '대한민국 신 중심도시 대전'의 완성이 기대된다. 우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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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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