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CEO를 만나다 - 황순화 이디엠아이 대표

신시장에 뛰어들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자부심으로 연구개발에 주력했다. 큰 성과없이 제품을 다시 개발하고 방향을 바꿔야 할 때는 성공 여부에 대한 두려움도 일었지만 첫 단계에서부터 차근차근 밟아온 결과 동종업체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품질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황순화<사진> 이디엠아이 대표가 LED 조명사업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은 지난 2008년. 긴 수명과 뛰어난 전력절감 효과로 LED 조명 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을 때였다.

황 대표는 "처음에는 연구·마케팅 쪽을 담당할 지인과 함께 의욕적으로 제품 개발에 나섰지만 예상과 달리 2-3년이 지나도록 LED 조명시장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며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로 자금이 계속 들어가는 상황에서 사업을 지속해야 할지에 관해 매 순간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가 LED 조명사업을 끝까지 밀어 붙일 수 있었던 것은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자부심과 다른 업체에 뒤지지 않는 품질에 대한 확신 덕분이었다.

이디엠아이는 오랜 노력 끝에 제품 안전인증과 고효율인증 등 각종 인증을 획득하고 조달시장에 제품 등록까지 마쳤다.

짧은 기간에 LED조명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설립됐지만 실제로 조달시장에 제품을 등록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업체는 대전의 경우 이디엠아이를 포함해 2곳에 불과하다는 것이 황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힘든 과정이었지만 기초부터 한 단계씩 포기하지 않고 밟아온 것이 제품 경쟁력을 갖추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LED 조명업체들이 수천개에 달하는 상황이지만 우리 같은 단계를 밟아온 기업은 많지 않기 때문에 경쟁력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이디엠아이가 거쳐온 과정만큼이나 황 대표도 순탄치 않은 인생역정이었다.

1997년 불어닥친 IMF는 육아에만 전념했던 황 대표가 사회로 나오는 계기가 됐다. 한 차례 큰 사고를 겪으면서 좌절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엄마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는 어린 아들의 일기 구절이 그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줬다.

황 대표는 "정말 힘든 일을 겪을 때 내가 바로 서지 않으면 누구도 나를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래서 더 열심히 살면서 일하다 보니 외적으로는 여성스럽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강단있는 외유내강형 CEO가 됐다"고 웃음 지었다.

그는 오는 2013년을 새롭게 도약하는 해로 전망하고 있다. 올 한 해가 그 동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위기를 극복했던 해 였다면 내년에는 매출이나 기업 성과 면에서 크게 성장하는 한 해가 되는 셈이다. 머지않아 대전지역 LED 조명 업계의 1등 업체,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LED조명 전문업체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황 대표는 "앞으로 자체적인 연구소를 설립하고 대학이나 연구소 등과 협력해 다양한 제품과 디자인 등 연구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며 "현실적으로 에너지 절약이 더욱 더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정부나 공공기관이 먼저 나서 LED조명 보급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예지 기자 yjki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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