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맞이 기차여행 명소

 '상생의 손' 배경이 유명한 포항 호미곶.
'상생의 손' 배경이 유명한 포항 호미곶.
일상탈출을 선언한 나를 추억의 여행지로 인도하는 수단에는 뭐가 있을까. 고속도로를 씽씽 달리며 휴게소에서 맛보는 가락국수도 제격이지만, 삶은 계란과 함께하는 야간열차의 낭만은 그 중 으뜸일 것이다. 여행 내내 창밖으로 펼쳐지는 천혜경관을 병풍 삼아 오순도순 나누는 대화들, 허기가 질 때면 추억의 먹거리로 배를 채우면 된다. 동행한 누군가와 좌석에 나란히 앉아 시간을 보내다 보면 그 순간순간이 멜로영화의 한 컷이다. 해돋이 여행을 계획한 당신이 아직 이동수단을 정하지 못했다면 야간열차의 추억을 권한다.

◇정동진·호미곶 일출 장관=코레일의 '2013년 해맞이 기차여행'을 선택하면 안전한고 편리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자 보험을 필수로 도시락에서부터 가이드까지 제공되기 때문이다.

해맞이 여행의 최대 인기 상품은 '정동진 기차여행'이다. 수평선이 그려지는 모든 바다의 해돋이는 아름답지만, 그 아름답다는 정동진의 일출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이 코스를 선택해 볼 만하다. 우리나라 역 중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정동진역. 오래 전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정동진역을 소개하지 않았더라면 오늘의 정동진역이 있었을까. 잠시 사진 촬영할 시간도 주니 '고현정 소나무'에서 기념사진 한 장 남겨보는 것도 괜찮다.

묵호항도 인기 여행코스로 손꼽힌다. 이곳 언덕에 세워져 있는 묵호등대는 항을 드나드는 입출항선의 든든한 지킴이로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추억의 영화 '미워도 다시한번'의 촬영지로 기념비가 세워져 있으며, '파랑주의보', '인어공주', '연풍연가' 등 다양한 영화촬영지로 유명해 강원도 동해시의 대표 관광명소이다. 또한 묵호항에는 싱싱한 어류가 요동치는 묵호어시장, 까막바위회마을센터를 포함해 주변에 횟집이 즐비하다.

정동진 기차여행의 운행일은 2012년 12월 31일, 승차권 발매역은 대전, 신탄진, 조치원, 청주역이다. 지정열차 및 좌석수는 무궁화호, 일반실 432석이며, 요금은 대전기준 어른 6만7800원, 경로 6만5600원, 어린이 5만6600원이다.

'포항 호미곶 일출과 죽도시장 기차여행' 티켓을 끊으면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만날 수 있다. 포항 호미곶은 정동진과 함께 첫 해돋이를 보고 싶은 대표여행지로 손꼽힌다. 대한민국 해맞이 1번지로 유명한 호미곶은 조형물 '상생의 손'을 배경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호미곶에서 일출을 감상한 후 보경사에 들러 12폭포 계곡 등을 관광하고 죽도시장에 들러 싱싱한 횟감을 맛보면 볼거리와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운행일은 12월 31일, 승차권 발매역은 대전역, 신탄진, 부강, 조치원, 오송, 청주역이다. 요금은 청주역 기준 어른 5만3300원, 경로 5만1300원, 어린이 4만3700원이다.

◇겨울 기차여행으로 추억쌓기=코레일이 지난달 발표한 '기차타고 가고 싶은 곳' 20선을 살펴보면 낭만적인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넘쳐난다. 해맞이 기차여행 상품이 아니더라도 산과 바다가 있는 곳에는 장엄한 일출을 만날 수 있는 법, 수많은 인파가 걱정이라면 발길이 드문 곳의 문을 두드려도 좋다.

'기차타고 가고 싶은 곳' 20선에서 1위를 차지한 곳은 동해 바다열차(강릉-삼척)다. 이밖에 '기차타고 떠나는 신라시대 역사의 흔적 찾기여행(의성)', '한반도 육지의 끝, 해남여행(해남)', '기차의 매력 포인트를 찾아 떠나는 기차출사여행(밀양, 양산 등)'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바다열차는 2007년 여름부터 운행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50만명이 찾았을 정도로 인기가 매우 높은 테마다. 강릉, 동해, 삼척을 잇는 58㎞의 아름다운 동해 해안선을 따라 달리며 전 좌석을 측면방향으로 배치하고 통창으로 동해의 넘실거리는 파도와 드넓은 백사장을 감상할 수 있다.

한반도 육지의 끝 해남여행도 추천할 만 하다. 땅끝마을 갈두산 정상에 올라 횃불 모양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넓은 바다와 섬들로 어우러진 풍경이 절경이다. 바다로 내민 사자봉 언저리에는 '땅끝비'가 서 있다. 입구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도보로 20분 정도 걸리며, 전망대에서 땅끝탑까지는 15분 정도 걸어야 한다. 전체를 일주하는 데는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가련봉을 비롯해 두륜봉, 고계봉, 노승봉 등 봉우리 8개가 연결된 두륜산(703m)은 종주에 8시간, 정상까지의 왕복 등반은 총 4시간이 걸린다. 정상에 오르면 완도와 진도는 물론 날씨가 맑은 날에는 제주도도 볼 수 있다.

강대묵 기자 mugi1000@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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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진 일출 모습
정동진 일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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