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사·충남대 공자아카데미 공동 주최 제 1 주제 '유교윤리와 현대사회'

 21일 충남대학교 정심화국제문화회관 대덕홀에서 열린 '한중수교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한중의 미래 동반전략 및 공자 사상'이란 주제발표를 진지하게 듣고 있다.  빈운용 기자 photobin@daejonilbo.com
21일 충남대학교 정심화국제문화회관 대덕홀에서 열린 '한중수교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한중의 미래 동반전략 및 공자 사상'이란 주제발표를 진지하게 듣고 있다. 빈운용 기자 photobin@daejonilbo.com
학교 폭력과 청소년 성폭력 등 청소년 범죄로 얼룩져있는 현대사회에서 '사람'을 중시하는 유교윤리의 전파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주장이 한·중 교육전문가 사이에서 나왔다. 19세 미만 청소년의 인면수심형 범죄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불편한 진실'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도 안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청소년범죄연구회의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형사범죄 중 70% 가량이 청소년범죄가 차지하고 있다. 매년 비정상적으로 사망하는 초중생의 수가 1.6만 명에 이르는 등 중국도 지금 청소년 범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소년범죄 중 살인, 강도, 방화, 강간 등 강력범의 비율이 2007년 2.2%에서 2010년 3.5%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1일 '유교윤리와 현대사회'라는 주제로 열린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의 1부 행사에서 한국과 중국의 학자들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청소년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의동 충남대 철학과 교수는 "가정은 윤리도덕이 일차적 산실인데, 한국의 가정은 해체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본래 가정은 자녀를 도덕으로 무장시키는 교육의 산실이고, 또 밖에서 더러워진 인간을 정화 시키는 교육의 장이지만 현대의 가정은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황 교수는 "가정의 위기는 곧 청소년의 윤리적 위기로 이어지는데, 현대사회의 윤리적 정화기능도 마비된 지 오래"라며 "과거 전통사회에서 이른바 과실상황(過失相滉)의 제어장치가 활발하게 기능 했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는 청소년의 탈선과 비행에 대해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황 교수는 "수차례의 교육개혁에도 불구하고 입시·취업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인성·전인교육의 부실은 청소년의 인격함양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교사가 학생에게 구타당하고 폭언당하는 등 위기에 처해있는 요즘, 인성교육, 윤리교육을 중시한 유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성'을 무기로 청소년들은 성인보다 대담하게 사이버 범죄를 일으키고 있다. 경찰청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사이버 범죄의 검거 건수 역시 2007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는 것. 우리 아이들은 지금도 각종 인터넷 불법 프로그램으로 사기를 치거나, 손쉽게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또 최근에는 온라인 메신저 등을 이용해 집단 괴롭힘까지 이뤄져 충격을 주고 있다.

곽신환 숭실대 철학과 교수는 "타인과의 직접적인 관계가 이뤄졌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은 익명의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와 끊임없이 접촉하기 때문에 새로운 윤리의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며 "현대사회는 '나와 타자'라는 관계의 윤리뿐 아니라, 불특정 다수 사이에서의 책임의 윤리가 중요해졌으며, 이러한 책임 윤리를 어떻게 규명할지에 대해 진정한 논의가 계속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교문화로 대표되는 중국전통문화는 사람의 교육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중국의 전통 지식인들이 존숭하는 '수신(修身), 제가(濟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 라는 네 단계에서 언제나 자기완성을 기본으로 삼는 것을 강조했다.

우시비아오 中 구주대 연구처장은 "청소년은 사회의 미래이며 희망으로, 청년기는 인생관과 가치관 형성에 중요한 시기"라며 "청소년 교육의 공은 당대에 있지만 이익은 천년을 가는 숭고한 사업으로, 인재양성의 계획은 100년은 내다보고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 연구처장은 유가윤리와 청년교육에 대해 "첫째, 힘든 노력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원대한 인생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하고, 둘째 도덕과 근본을 갖추고 품행일치의 삶을 살도록 한다"며 "중국의 성어 중 '좋은 스승·유익한 친구'라는 말처럼 어릴 때부터 스승에 대한 예의를 익히고 존중하고 신임할 수 있는 친구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현대를 사는 중국인은 우수한 중국전통문화를 활용, 유교윤리가 요즘의 청소년 교육의 중요한 요소임을 충분히 발굴하고 이용하며, 아울러 그 시대적 의미와 특징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