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 현존하는 지도는 조선 시대 이후에 제작된 것이다. 조선 초기에는 조선 건국의 에너지가 각종 지도로 표현되었다. 한 예로, 1402년에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는 중국, 일본에서 유럽과 아프리카까지 당시의 세계를 종합적으로 나타낸 지도였다. 이 지도는 실제로 측량을 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당대의 기존 지도를 조합하여 제작한 것으로, 신흥 국가 조선을 세계 속에서 확인하고 싶어했던 당시 사람들의 소망을 담고 있다. 조선 후기에는 목판 인쇄술의 발달로 목판본 지도가 많이 제작되었는데, 지도의 크기가 대형화되었으며 지도에 표시되는 정보도 상세하고 풍부해졌다. 그런데 조선 시대에 제작된 지도들의 대부분은 관(官) 중심으로 만들어져 통치와 행정의 수단으로 주로 활용되었다.

개항 이후에는 서양의 인쇄 기술과 지도 제작 기술이 도입되었고, 일제 강점기에는 주로 일본인에 의해 서양의 정밀한 지도 제작 기술이 도입되었다. 이들은 한반도 수탈을 위해 지도를 제작하였으며, 그런 점에서 지도는 여전히 통치와 행정의 도구 역할을 했다. 광복 이후가 되어서야 비로소 지도는 대중에게 보급될 수 있었다.

근래 컴퓨터의 이용이 보편화되고 컴퓨터 용량이 대형화됨에 따라 컴퓨터 지도가 발달하였다. 컴퓨터 지도는 수치 지도[디지털 지도]라는 점에서 기존의 종이 지도와는 크게 다르다. 수치 지도는 기존의 지도에서 사용되던 기호 체계를 사용하되, 각종 지리 정보들을 표준 코드로 분류하여 저장한 지도이다. 수치 지도는 토지 이용도, 지적도, 지하 시설물 위치도, 도로 지도, 기상도, 식생도와 ㉠같은 주제도(主題圖)에 널리 활용되고 있는데, 이와 같이 수치 지도를 활용하는 체계를 '지리 정보 체계[GIS]'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지도는 각 시대의 필요에 따라 점진적으로 발달해 왔다. 지도는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 이들 정보는 당대 사람들의 삶에 의미를 가지는 것들이다. 우리는 여러 가지 지도를 통해서 우리 자신뿐 아니라 먼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 나아가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생각과 삶의 모습을 접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점에서 지도는 세계를 바라보는 창(窓)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지도라는 창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갖가지 의미를 이끌어 낼 때 지도는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를 담은 두툼한 한 권의 책이 되는 것이다.

1.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지도는 인간의 의사 소통 수단 중의 하나이다.

②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도 사용 계층이 확대되었다.

③ 옛 지도는 주로 행정과 통치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④ 과학 기술의 발달은 지도의 발달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⑤ 지도의 크기가 대형화되면서 다양한 주제도가 발달하였다.

[문제읽기를 통해]일치하는 문제는 핵심 내용을 파악해야 합니다. 또한 내용 일치/불일치 문제는 주어와 서술어부의 차이를 보라고 했었죠?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정답은 ⑤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앞에서 주어와 서술어부의 차이와 불일치를 보라고 했었죠? ①번 답지는 의사소통 수단이라는 첫 문장에 있고 ②번 답지는 어디에 있었죠? 3단락 마지막 문장에 있었고, ③번 답지는 2단락 마지막 문장에 있습니다. ④번 답지는 4단락 첫 문장에 나오고, ⑤번 답지는 크로스 오답으로 주어와 서술어가 다른 단락에 있는 답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형화는 어디에 있었죠? 2단락 뒷부분에 있었습니다. 주제도는 어디에 나오나요? 단락 뒷부분에 있었죠. 따라서 이것은 땡!

2. 위 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지도'의 개념을 바르게 기술한 것은?

① 공간 정보를 기호 체계로 표현한 것이다.

② 공간 정보를 인쇄 매체로 구현한 것이다.

③ 공간 정보를 표준 코드로 체계화한 것이다.

④ 공간 정보를 비공간 정보와 결합한 것이다.

⑤ 공간 정보를 수치를 이용하여 저장한 것이다.

[문제읽기를 통해]'위 글의 내용을 바탕으로'라고 지문의 범위를 말해주고 있고, 어느 한 시대가 아니라 모든 시대에 걸쳐 통용되는 지도의 개념을 묻고 있으니 오답은 뭐가 될까요? 그렇죠! 바로 부분적인 답지가 오답이 되겠죠.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②번 답지부터 볼까요? 인쇄 매체 이야기는 언제 나오나요? 2단락 조선 후기 부분에 나오는 이야기죠? 따라서, 땡! ③번 표준 코드는 몇 단락에 나오나요? 컴퓨터 발달이 가져온 근래의 변화는 4단락 이야기니까 이 역시 땡! ④번 답지는 의외로 오답률이 높았는데, 논점 일탈인데도 매력적인 오답이었거든요. ⑤번 답지인 수치 이야기 역시 컴퓨터 발전이 가져온 변화 부분이니까 4단락에서만 통하는 진실이라서 땡!

정답은 ①번 답지일 수밖에 없는데, 앞서도 말했지만 '기존의 기호 체계를 그대로 사용하되'라는 표현에서는 기존의 것과 다른 게 아니라 포괄하는 새로운 형태라는 걸 말한 바 있죠. '언제나 통하는 지도의 진실' 이게 답일 수밖에 없는 근거가 되는 거죠. 지문 읽을 때 이런 부분에서 문제가 나오겠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면 여러분은 수능 1등급이 아니라 만점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거예요.

3. 위 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아래 지도를 해석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우리 나라를 실제보다 크게 그린 것으로 보아, 실측 지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② 중국이 지도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우리 나라 사람들의 세계관을 알 수 있다.

③ 기존 지도를 조합해서 만들었으므로, 당시 조선 국왕의 권위를 나타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④ 유럽이 매우 미미하게 그려진 것은 당시 유럽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⑤ 아프리카가 지도에 나타난 것으로 보아, 당시 우리 나라 사람들의 지리적 인식 범위를 알 수 있다.

[문제읽기를 통해]'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조선 초기로, 2단락에 나오니까 2단락 앞부분을 잘 읽으면 문제를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습니다. 그림만 잘 보아도 몇 개는 충분히 골라낼 수 있고요. 조선 초기는 뭐라고요? 건국의 에너지라고 했었죠? 건국의 에너지랑 조선 국왕의 권위는 방향이 같은 플러스( +)일까요, 아니면 반대인 마이너스( - )일까요? 답지가 지문에 적힌 것과 같은지 다른지를 묻고 있는 것입니다. 완전히 같지는 않더라도 방향이 같다면 답이 될 근거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야 한답니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조선 건국의 에너지가 넘쳐흐른다면 조선 국왕의 권위는 올라갈까요(+), 떨어질까요(-)? 당연히 올라가겠죠. 그렇다면 권위를 나타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답지가 오답이 되겠네요. 건국 에너지와 권위가 같은 방향( +)으로 움직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③번 답지가 정답입니다.

다른 답지가 왜 답이 안 되는지 지문에 근거가 있는지 알아볼까요? ①번 답지는 상식으로도 맞는 이야기입니다. 앞에서 말한 그림만 보고 바로 나오는 답지가 바로 이 답지죠. ②번 답지도 그림만 볼 수 있고 약간의 조선 시대 역사에 대한 상식만 갖고 있어도 바로 나오는 답지이고 ④번 답지도 그림만 잘 보면 유럽 크기가 작은 것은 너무 분명한 사실이니까 답이 될 리 만무하고, ⑤번 답지는 지문에도 나와 있듯이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는 이야기니까 역시 땡! 사실 ④번과 ⑤번은 같은 소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오답은 어디에 흔적을 남긴다고요? <보기>까지 포함해서 지문에 흔적을 남긴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어휘력 tip

*다각화(多角化) 2006 수능:여러 방면이나 분야에 걸치는 것. ⇒ 경영자가 사업의 다각화를 추구하도록. 예)정부는 복지 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등(對等) 2004 수능:견주어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비슷한 상태 ⇒ ① 뮤지컬은 오페라에 비해 다소 격이 떨어진다고 여겨졌으나, 이제는 오페라와 대등한 예술성을 지닌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예)그는 도대체 내가 왜 그와 대등한 자리에서 얘기할 수 있다는 것조차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이문열, 『사람의 아들』)

*대비(對比) 2006 수능:차이를 밝히기 위해 서로 맞대어 비교함 ⇒ (가)와 (나)를 대비할 때, 서술상의 특징에 대한 설명으로 바르지 않은 것은? 예) 여러 기차를 대비해볼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안전성이다.

*도모(圖謀) 2009 수능:어떤 일을 이루기 위하여 대책과 방법을 세움 ⇒ 쓰기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예) 일단 이 위기를 벗어나 뒷날을 도모합시다.

*도출(導出) 2007 수능:판단이나 결론 따위를 이끌어 냄.

⇒ ㉠으로부터 ㉡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생략된 전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예) 결론 도출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문맥(文脈) 2004·2006 수능:글에 표현된 의미의 앞뒤 연결 맥락. ⇒ ㉡은 구체적인 문맥에서는 선택 가능함이 매우 제한되기도 한다. 예) 하나의 단어는 문맥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이상 언어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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