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공예 소장품 등 기탁 "의미있는 추억 만들고 싶다"

 43년간 목원대 음대 교수로 재직해온 백진희(완쪽)씨가 8일 김원배 목원대 총장에게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금 공예품을 대학발전기금으로 전달했다,  사진=목원대 제공
43년간 목원대 음대 교수로 재직해온 백진희(완쪽)씨가 8일 김원배 목원대 총장에게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금 공예품을 대학발전기금으로 전달했다, 사진=목원대 제공
24세의 꽃다운 나이에 선교사로 한국 땅을 밟은 뒤 46년의 세월을 보내고 이달 말 본국인 미국으로 돌아가는 은퇴 여교수의 지극한 대학 사랑이 화제다.

주인공은 목원대 음대 교수로 43년간 재직하다 지난 2010년 8월 은퇴한 미국인 백진희(70·미국명 로우즐리 보우커)씨.

그는 8일 오전 목원대 김원배 총장을 찾아 그동안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500여만원 상담의 금(金) 공예품을 대학발전기금으로 써 달라며 기탁했다.

또 재직 중 받은 근속상 부상품인 행운의 열쇠와 지인들로부터 선물 받은 회갑 기념품 등을 구(舊) 신학관 복원기금으로 활용해 달라며 기부했다.

백 교수는 1966년 5월 24세의 젊은 나이에 미국 연합감리교선교부 소속 선교사로 한국에 파견되면서부터 목원대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1942년 미국 인디애나주 츄러버스코타운 출신인 백 교수는 미국 테일러 음대에서 파이프오르간을 전공했다.

졸업 후인 1966년 선교사로 한국을 찾은 그는 대학 설립 당시부터 음대 교수로 초빙돼 학교발전에 상당한 공헌을 해 왔다.

그는 목원대 설립 초창기 미국에서 파견된 신학과 농업분야의 선교사들과 함께 교회음악 분야의 지도를 담당하기 위해 1967년 3월부터 목원대 강사로 초빙됐다.

이후 43년의 세월을 인재양성을 위해 바쳤고, 그의 노력은 오늘날 목원대 음대의 전통과 명성으로 이어졌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대전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 운영위원과 한국CFO협의회 창립위원 이사, 호수돈학원 이사, 미감리교 세계선교부 감사 및 부회장, 대전국제학교 이사와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백 교수는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청춘을 보낸 목원대에 각별한 애정이 많다"며 "소중한 인연을 쌓아온 대학에 기억이 될 만한 의미 있는 추억을 만들고 싶어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오랜 지인인 이 대학 장수찬 교수(행정학과)는 "한국산 경차를 한 번도 바꾸지 않고 28년 동안이나 손수 운전하고 다닐 만큼 근검절약이 투철한 청빈한 삶을 산 분"이라며 "자기 직업에 대한 확고한 윤리와 신념은 모두가 본받아야할 것"이라고 평했다.

김 총장은 고마움의 뜻으로 백 교수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고귀한 뜻이 헛되지 않도록 귀하게 쓰겠다"고 밝혔다.

최태영 기자 tychoi@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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