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익소장과 함께하는 공부 잘하는법

신학기가 시작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상담이 부쩍 늘어난다.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거나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년 초기에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지능검사, 적성검사들을 통해, 또는 학기 초에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부모와 교사의 면담에서 자녀의 문제 행동에 대해서 듣게 되면 부모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문제 행동들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라 아이의 두뇌가 이젠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상황에서 밖으로 드러나는 것일 뿐이다.

문제 행동의 거의 대부분 유형은 집중력 부족, 즉 주의산만 증상이다. 여기에 덧붙여 과잉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과잉행동이 있는 경우에는 부모님들이 더 빠른 시기에 문제점을 느끼게 된다. 과잉행동이 있는 데도 개선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보면 "크면 나아진다." "어릴 때는 다 그렇다." "의지력이 약해서 그렇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렇게 주의산만, 과잉행동, 충동성의 3가지 특징과 이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라고 하는데, 이 중에 과잉행동·충동성이 없고 주의산만 증상만 있는 경우 `조용한 ADHD(ADD)`라고 부른다. 조용한 ADHD는 행동이 부산하지 않아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되지 못하고, 나중에 학습이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고학년이 되면서 학습부진으로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 동안 잘 지내오다가 갑자기 정서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오해하게 된다.

ADHD를 연구한 결과를 보면 ADHD는 두뇌를 전체적으로 관장하고 조절하는 전두엽의 미성숙과 연관된 신경학적인 문제로 의지력과는 무관하며, 이러한 증상들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고 성인기까지도 계속된다. 어린 시절에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몸이 뛰어 다닌다면, 성인기에는 몸은 가만히 있을지 몰라도 생각이 뛰어 다니게 된다. 즉, 생각에 질서가 없고, 목표는 수시로 변하며, 감정에 따라 충동적으로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타고난 선천적인 요인으로 인해 ADHD증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적절하지 못한 양육환경이나 양육태도로 인해 후천적인 ADHD가 되기도 한다. 근래에 들어와서는 ADHD라는 말이 고유명사처럼 많이 알려져 있어서 관심을 받고는 있으나 그 부작용으로 대부분의 학습부진을 ADHD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학습부진의 원인은 무척 다양하며, 이렇게 ADHD와 혼동되는 증상은 난독증, 정신지체, 자폐, 불안장애 등으로 반드시 구별되어야 한다.

ADHD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요법 2가지 방법이 있다. 각 방법은 개별적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복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약물치료에서 효과가 적거나 성장기 아동들에게 식욕부진이나 수면문제 등 부작용이 심할 경우 뉴로피드백이나 인터랙티브 메트로놈 같은 비약물적 요법을 추천한다. 약물치료를 하는 경우라도 이러한 요법을 같이 병행하면 더욱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ADHD아동들은 대부분 학습에서도 뒤처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또래보다 읽기능력이 2~3년 뒤처지는 유창성 난독증을 가진 아동들을 임상현장에서 흔히 만나게 된다. 이럴 경우 읽기유창성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학습에서 읽기능력이 뒤처지면 시간이 지날수록 학습을 따라가기보다는 점점 더 학습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HB두뇌학습클리닉 대전본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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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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