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성 오염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식염 성분 중에 방사능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요오드화 칼륨이 함유돼 있는 것이 알려짐에 따라 소금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요오드화 칼륨 함량은 매우 낮아 자칫, 무절제하게 소금 섭취를 늘리다 보면 오히려 심장병과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위험만 키울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원래 소금섭취량이 많은 나라인데 여기에 더 많은 양의 소금을 섭취하게 되면 전단계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고혈압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고, 기존에 혈압조절이 잘 되던 고혈압 환자라 하더라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을 수 있다”며, “특히 심장과 신장에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의 경우는 병세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소금섭취가 부르는 질환들

△고혈압․뇌졸중

소금의 과다섭취가 혈압을 상승시킨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소금을 많이 먹어서 혈액내의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삼투압 작용에 의해 혈액 내로 물을 더 끌어들이게 되므로 혈액 양이 증가하게 된다. 혈액 양이 증가하면 혈관이 받는 압력도 커지게 되고 그 결과 고혈압이 생기게 된다. 한편, 고혈압이 지속되면 뇌졸중과 심장병의 발생률을 높인다. 짠 음식은 특히 비만한 사람에게 해롭다.

△위암

짜게 먹는 습관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만성 위염이나 위암에 걸리기도 쉽다.

짠 음식이 위암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위 점막에 작용을 해서 암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즉 짜고 매운 음식이 만성적으로 위의 점막을 자극하면, 위축성위염과 같은 만성 위염이 발생하게 되며 이런 상태에서도 생활습관을 교정하지 않으면 결국 위암이 발생할 수도 있게 된다.

△골다공증

소금은 골다공증도 악화시킨다. 소금섭취를 많이 하게 되면 소변으로 칼슘 배설이 증가하면서 체내 칼슘이 부족하게 되고, 결국 이 부족한 칼슘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뼈로부터 칼슘이 빠져나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오랜 기간 짜게 먹게 되면 골다공증이 유발될 수 있고,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이 짜게 먹게 되면 골 소실을 더욱 악화시킨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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