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수 대전선병원 외과 과장 “조기검진만 잘 받으면 충분히 극복”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위암에 걸릴 수 있어요. 너무도 정석이고, 뻔한 이야기 같지만, 조기검진만 잘받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으로 꼽히는 위암.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위암 환자는 지난 2008년 2만8078명으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남성은 1위, 여성은 3위다. 대전선병원 곽승수 외과 과장은 “하지만 조기검진이 활성화되고 있는 요즘, 수술도 간단하고 생존률도 높은 조기암 수술이 대부분”이라며 “말그대로 40세가 넘어서 건강검진 잘 받고 조심만 잘 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게 위암”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위암의 여부를 사전에 판단할 수 있는 내시경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위암 1기의 경우 완치율이 90% 이상된다. 2기 역시 70-80%에 달해 평소에 검진만 잘하면 크게 걱정할 일 없다.

하지만 3기는 완치율이 절반으로 뚝 떨어지고, 말기인 4기의 경우 10% 미만이다.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곽승수 외과 과장은 “위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간과하기 쉽고, 또 보통 소화불량이나 속쓰림 등이 나타나면서 단순한 위염으로 자가판단해 병원을 늦게 찾는다”며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며, 일반적으로 위험군에 속하는 40-50대는 물론 30대도 정기적으로 위내시경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위암은 왜 걸리는 걸까? 암이 발생하는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위암은 복합적인 인자들에 의해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환경적인 요인은 물론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등이 포함된다. 위암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는 소금에 절인 고기나 생선·야채 등 소금기가 강한 짠 음식과 탄음식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신선한 과일과 야채 등은 위암의 발생을 낮추는데 도움을 준다. 젓갈 등 소금에 절인 음식을 자주먹고, 고기는 불에 구워먹으며, 거의 매일같이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위주로 먹는 한국 특유의 조리문화가 바뀌어야지만 위암발생율도 낮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곽승수 과장은 “WHO에서 위암을 일으키는 인자로 정한 균인 헬리코박터균은 우리나라 성인의 경우 약 70-80%에서 균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는 술잔을 공유하거나 음식을 수저로 여럿이 떠먹는 한국 식탁 문화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수술보다 예방이 더 중요한 만큼 정기적인 검진은 필수다. 30대에 들어서면 위내시경을 시작하는 것이 좋고, 여기에 과거 위절제술을 받은 사람이나, 만성 위축성 위염, 위점막이형증 등 위암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보다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위내시경 혹은 조영술을 통해 위암이 의심된다면, 병리학적 진단을 실시해야 한다. 또 위암 세포가 몸의 다른 부분에 전이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 또는 양전자단층촬영술(PET)을 시행한다.

위암을 1000례 가까이 수술한 곽 과장은 “수술이 성공했다고 해도 5년 동안은 세심한 주의와 검사가 필요하다”며 “2년 반까지는 3-6개월 간격으로 피검사와 내시경 등 주기적으로 검진하고, 먹는 것도 신경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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