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은 의사에게 흥미로운 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인이 많은 부분 밝혀져 있으며, 정기적인 검진으로 암의 전 단계에서 발견할 가능성이 높고 수많은 암들 중 유일하게 예방백신이 개발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자궁에서 발생하는 암 중 자궁경부암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으므로 자궁경부암을 흔히 그냥 자궁암이라고도 말합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자궁경부암은 자궁내막암, 자궁체부암과 더불어 자궁암의 한 종류입니다.

자궁경부는 성관계 때 인체 내부의 조직이 타인의 신체와 접촉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로 인해 감염이 생기기도 하며 나이에 따른 변화도 있어서 여성의 신체에서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위에 속합니다. 예방과 조기 진단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방치하면 모르는 새 암이 자라고 심각한 단계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고위험군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특히 16, 18, 31, 45형의 반복적이거나 지속적 감염과 생활 습관, 건강관리 소홀 등에 따른 면역 능력 약화가 자궁경부암의 발생 원인이 되므로 바른 성생활과 암 예방을 위한 식생활 개선, 스트레스 회피, 적절한 운동 등 생활과 환경의 관리가 중요합니다.

자궁경부암의 발생에 바이러스가 관여하기 때문에 백신이 중요한 예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2007년 9월에 처음 들어왔습니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개발된 뒤 5년간의 임상연구를 마치고 미국, 호주, 유럽에 먼저 시판되었고, 이후 108개국에 도입되어 접종이 이루어져 그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었습니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만 9세 이상의 여성은 누구나 맞을 수 있습니다. 성관계나 결혼 여부에 관계없이 현재 특별한 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 대부분의 여성이 맞을 수 있고 다른 백신과 동시 접종 가능합니다. 6개월에 걸쳐 총 3회 접종하게 되며, 기간 중 임신하거나 사정이 있으면 일정의 조정이 가능합니다.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를 최대로 얻으려면 성경험을 하기 전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서는 55세까지의 중년여성에게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 년 약 4,000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받고 있으며 하루 평균 3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결코 적지 않은 수입니다. 백신 접종과 생활 습관 개선, 정기검진 등 작은 노력으로 자궁경부암의 예방과 조기진단, 완치가 가능합니다. 더 많은 여성들이 관심을 갖고 실천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자궁경부암 발생이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연세 4U의원 육순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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