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광진구 신성시장에서 오신환 후보, 김병민 후보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의 균형추가 민주당 쪽으로 상당히 기울었습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자체 분석만 보더라도 벌써 '게임오버'입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합치면 범야권 200석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요. 이번 주[뉴스 즉설]에서는 이번 총선 결과 우리 정치사상 한 번도 없었던 야권 200석이 가능한지 알아보도록 하죠.

◇수도권 접전지역 대부분 민주 우세

먼저 200석이 왜 중요한지 살펴보도록 하죠. 만약 국회 의석 300석 중 야권이 200석을 확보한다면 헌법 개정이나 김건희 여사 특검과 이태원 특검, 대통령 탄핵까지도 가능합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의결 요건이 재적 300명 기준 3분의 2인 200명입니다.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법안이 국회로 돌아오더라도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으면 다시 통과시킬 수 있죠.

그럼 범야권이 이번 총선에서 200석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지난 총선에서 180석을 확보한 것이 최고 기록인데요. 정치 지형상 범야권이 21대 총선보다 20석을 더 얻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권역별로 따져보면 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범야권 200석보다는 국민의힘이 100석을 얻을 수 있을지를 계산해 보죠. 비례대표 의석 16석(추정)을 포함해 지역구에서 84석 이상을 얻어야 하는데요. 국민의힘이 TK(대구·경북)지역을 빼놓고 다 고전하고 있는 상태에서 막상 84석도 쉬운 게 아닙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공동선대위원장 등이 28일 용산역 앞에서 선대위 출정식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양당이 판세를 자체 분석한 결과 국민의힘은 82곳을, 민주당은 110곳을 각각 우세지역으로 꼽았는데요. 이는 민주당이 상당히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수도권과 충청권, 부산·경남의 접전지역에서 국민의힘이 이기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①서울=국민의힘은 서울 48석 중에는 강남 3구와 동작갑, 동작을 등 10개 선거구를 우세 또는 경합우세로 보고 있는데요. 그런데 실제로 여론조사를 보면 동작갑은 민주당에 밀리고 있고 강남을과 송파갑은 오차범위 내 있습니다. 양당이 접전지역으로 분류한 영등포갑도 민주당이 우세하고 용산은 대체로 민주당이 앞서고 있습니다.

②경기도=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60석이 걸려 있는데요. 국민의힘은 안성, 성남분당갑, 평택을, 동두천·연천·양주을, 이천, 포천·가평, 용인갑 등 7곳을 우세 또는 경합 우세로 판단하고 있죠. 역대 총선에서 여야가 혼전을 거듭해 온 성남 분당을과 하남, 평택은 경합지역으로 분류했습니다.

③인천=전체 14석의 인천에서는 국민의힘은 동·미추홀을, 중구·강화·옹진 2곳을 '경합우세' 지역으로 보고 있어요.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한 분위기입니다.

◇요동치는 부산·경남 민심

④PK(부산·울산·경남)=부산 18석, 경남 16개, 울산 6석이 걸려 있는 부·울·경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곳곳에서 혼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했지만 이번에는 '낙동강벨트'를 중심으로 경남 창원 일부 지역에서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됩니다.

국민의힘은 해운대갑, 부산진을, 사하을, 금정, 서·동구, 수영, 강서, 북갑, 북을, 사상, 수영, 남구 등을 우세 또는 경합 우세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은 우세지역으로 자체 분류한 곳곳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밀리고 있습니다.
 

KBS부산·국제신문 여론조사. 자료=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4-25일 501명(무선전화면접)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산 북갑은 전재수 민주당 후보 48%, 서병수 국민희힘 후보 39%로 나타났어요. KBS부산·국제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1-24일 해운대갑 유권자 500명(무선전화면접)에게 물었더니 민주당 홍순헌 후보 43%, 국민의힘 주진우 후보 39% 입니다.

경남에서는 양산을, 창원성산, 창원진해 등을 3곳을 제외한 13곳을 우세 또는 경합 우세 지역으로 보고 있고, 울산은 6개 선거구 모두 우세를 점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남 거제, 김해갑, 김해을도 모두 국민의힘이 고전하고 있습니다.

⑤충청권=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는 충청권은 대전 7석, 세종 2석, 충남 11석, 충북 8석 등 모두 28석인데요. 국민의힘은 28석 중 10석 이상 얻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28곳 중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제천·단양 단 두 곳에서만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전과 세종에서는 이번 총선에서도 9석 모두 내줄 수도 있습니다. 양당의 접전 지역인 천안갑, 천안을, 충남 서산·태안, 홍성·예산, 공주·부여·청양, 당진, 청주서원, 청주흥덕, 청주청원에서 몇 석을 건질지가 관건입니다.

⑥TK(대구·경북)=국민의힘은 대구·경북 25곳 가운데 23곳을 우세 지역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무소속 최경환(경북 경산), 도태우(대구 중·남구) 후보가 출마한 2곳을 경합 지역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⑦기타=국민의힘은 강원 8석 중 원주갑, 원주을,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을 제외한 5곳을 우세로 꼽았습니다. 호남 28개 선거구와 제주 3개 선거구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만한 곳은 보이지 않습니다.

국민의힘이 권역별로 얻을 수 있는 의석을 살펴보면 어림잡아 수도권 20석, 충청권 10석, 부울경 30석, TK 24석, 강원 5석 정도를 안정권으로 봐야 합니다. 넉넉하게 잡아줘도 지역구는 대략 89석 정도가 나오는데요. 비례대표까지 포함해 간신히 100석을 턱걸이하는 수준입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8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주요 인사 "200석 어렵다"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이번 총선에서 범 야권의 200석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렇지만 상당히 엄살이 끼어있고, 은근히 200석 확보를 기대하는 모습도 엿보입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지난번에 아마 헌정사 이래 이른바 민주당 계열이 한 게 최대 의석(180석)이라고 그랬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그 의석을 능가한다는 게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잖아요. 그런데 꼬박 2년간 대통령께서 잘해 오셔 가지고 그럴 어떤 기반은 좀 만들어 놨는데 그런데 또 이쪽 민주당이 또 이재명 대표도 무슨 사화 일으키듯이 저렇게 그걸 했잖아요. 그러니까 그렇게까지는 쉽지 않을 거예요."(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진성준 민주당 서울 강서을 후보-"저는 무슨 단순히 총선의 의석수를 예상하고 그렇게(범야권 200석) 충분히 우리가 된다는 것은 오만하게 비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만 대통령에 의해서 거부권이 행사되고 국회로 다시 넘어와서 재의결되지 못하고 부결되는 상황을 보면서 민생개혁 입법을 할 수 있는 의석수가 필요하지 않느냐."(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지난번에 200석이라는 게 대통령 거부권을, 말하자면 당하지 않았습니까? 우리 당 지지자들한테는 그런 아픔이 있어서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정치 지형 자체가 그렇게 돼 있지 않습니다. 어느 한쪽이 200석을 가져갈 만큼 그렇게 우리 정치 지형이 돼 있지가 않습니다."(28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원 전 국정원장-"저는 우리 민주당은 151석 혹은 153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요. 그렇다고 하면 비례대표 플러스 해서 민주 진보개혁 세력들이 약진해서 200석을 만든다고 하면 김건희 특검, 이태원 특검, 채 상병 특검도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도 가능하다."(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그거(200석)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현재 지역적 특색만 감안을 하더라도 영남 지역 의석 분포나 이런 걸 감안해도 그렇게까지 우리가 얻기에는 정말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겸손하게 한 석 한 석 더 얻을 수 있다고 노력을 해야 과반수 의석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21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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