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기획전 'Together-세상과 함께 산다는 것'
이응노 화백 이후 한국·지역 현대미술 흐름 조명

25일 오전 대전이응노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유혜인 기자

"청년 작가들처럼 누군가 많이 불러주지도, 원로 작가들처럼 갈 곳이 많지도 않은 중견 작가들이야말로 지원이 절실합니다."

25일 이갑재 대전이응노미술관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획전 'Together-세상과 함께 산다는 것'과 앞으로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이응노미술관은 제1전시실에 상설전으로 이응노 화백의 작품을 선보이고 도록을 제작한다. 제2-4전시실에는 기획전을 운영한다.

올해 첫 기획전인 'Together-세상과 함께 산다는 것'은 이 관장이 직접 중견 작가 4명을 발굴, 이응노 화백 이후 한국·지역 현대미술 흐름을 조명하고자 마련됐다.

작품은 총 40여 점으로 사윤택·정용일·이동욱·김해숙 등 네 작가의 일상과 변화를 담았다.

사 작가는 회화성에 대한 고민을 주제로 삼았다. 그는 CC(폐쇄회로)TV와 자동차 블랙박스를 관찰하면서 한 장면과 기억을 회화로 표현했다. 또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진첩에서 영감을 받아 어릴 적 기억과 결합해 작품을 만들었다.

정 작가는 삶과 죽음의 경계는 넘나드는 무(巫)의 초월성을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계속 돌아다녔다는 그는 '이주민'으로서 낯선 곳에서의 삶을 그림에 담았다.

이 작가는 27살에 찾아온 공황과 불안장애 극복에 매개가 돼준 '풍선'을 회화화했다. 이 작가는 죽음 앞에서 인간에게 희망이 되는 것을 '실체가 있는 그 어떤 것'이라고 표현, 개인적 서사와 사회적·문화적·역사적 맥락이 교차하는 지점에 풍선을 그려 희망을 나타냈다.

김 작가는 사진 이미지를 직접 손으로 잘라내는 기법을 이용해 유리나 거울에 비친 다른 건물·도시의 이미지를 주제로 작업했다.

이 관장은 이번 전시를 기점으로 중견 작가들을 활발하게 지원할 예정이다. 실질적으로 시민들이 많이 찾는 전시 공간을 지원함으로써 중견 작가들이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청년 작가에 대한 지원은 전국적으로 찾아보니 100여 개"라며 "많이 불러주거나 찾아주지도, 갈 곳이 많지도 않은 중견 작가들이야말로 지원이 절실하다. 전시 공간을 지원해 중견 작가들이 더욱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이 노출되지 않더라도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순수하고 열정적인 작가들을 위해 전시 지원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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