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세종전의 묘목축제
무료나눔·체험 다채
꽃나무·수국 등 인기
온라인 거래도 성행

사계절 푸르름과 아름다운 수형을 자랑하는 사이프러스(측백나무과) 묘목이 인기를 끌고 있다. 김재근 선임기자

나무를 심는 계절이 돌아왔다. 따뜻한 봄날 산과 들, 밭, 정원에 꽃나무와 과실수, 조경수, 약용수를 심는 손길이 많아졌다.

충청권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2개의 묘목시장에서 손님을 맞고 있다. 충북 옥천 이원 묘목시장과 세종시 전의 묘목시장 2곳에서는 우수한 묘목을 선뵈는 축제도 열린다. 옥천과 전의의 묘목 축제와 올해 묘목 시장의 동향을 소개한다.

반송은 가격이 꽤 비싼데도 꾸준하게 팔리는 나무다.
반송은 가격이 꽤 비싼데도 꾸준하게 팔리는 나무다.


□ 국내 최대 옥천 묘목시장 29-31일 축제

옥천 이원은 전국 최대의 묘목 단지이다. 옥천군과 이원묘목영농조합법인은 29-31일 3일 동안 옥천묘목공원에서 제22회 옥천묘목축제를 연다. 옥천산 각종 묘목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묘목 나눠주기', '명품 묘목을 찾아라' 등의 행사를 갖는다. 유실수와 조경수 재배법에 대한 교육과 상담도 진행한다.

축제장 방문객에게는 과일나무 2만 그루를 무료로 나눠준다. 이 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감, 배, 복숭아, 대추 등의 묘목을 1인당 2∼3그루씩 제공한다.

옥천군은 240㏊의 묘목 밭에서 매년 700만 그루의 유실수와 조경수 등을 생산한다. 전국 묘목 생산량의 40%, 유통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옥천 이원에서 생산되는 묘목 자체도 많을 뿐 아니라 영호남에서 생산된 묘목이 이곳을 거쳐 팔려나간다. 전국 최대 묘목 생산 및 유통 중심지인 셈이다.

옥천 묘목이 우수한 것은 생산여건과 접근성, 재배기술 덕분이다. 옥천은 땅의 80%가 사질양토로 배수가 매우 뛰어나다. 여기서 생산된 묘목은 뿌리가 실해 웬만한 곳에 옮겨 심어도 잘 자란다. 국토의 중심부에서 생산된 터라 날씨가 추운 강원도나 기온이 온화한 남부지역에서도 두루 잘 적응한다. 옥천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전국 어디서나 접근하기도 편리하다.

옥천은 1930년 복숭아 묘목을 길러내기 시작한 이래 40년대에는 다양한 종류의 과수 묘목을 생산하는 곳으로 자리 잡았고, 2005년에는 묘목특구로 지정됐다. 오랜 세월 묘목을 재배해온 덕분에 농가의 기술 수준도 높고, 신품종 생산과 보급에도 늘 앞서가고 있다.

올해는 사과 값이  크게 오른 탓으로 사과 묘목 판매가 크게 늘었다. 사진은 후지사과 묘목. 김재근 선임기자
올해는 사과 값이 크게 오른 탓으로 사과 묘목 판매가 크게 늘었다. 사진은 후지사과 묘목. 김재근 선임기자

□ 세종 전의묘목시장 품질 좋은 조경수 많아

세종시 전의면도 묘목 생산지로 이름이 높다. 묘목 생산량도 적지 않고 세종과 청주, 천안 등 경부선축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때문에 묘목을 사러 오는 소비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세종시가 주최하고 전의묘목협동조합이 주관하는 제17회 세종전의묘목축제가 22-24일 전의면 세종묘목플랫폼 일원에서 열린다. 꽃나무와 과실수, 조경수 묘목을 전시 판매하고, 무료 묘목나눔 행사도 갖는다.

정원문화 체험과 1평정원 및 테라리움 만들기, 정원수 전시회와 정원사진 전시회도 연다. 묘목과 도구에 이르기까지 정원을 가꾸는데 필요한 상품을 일괄 구입할 수 있는 가든센터도 운영한다.

세종시 전의면과 전동면 일원에는 120개 농가가 160㏊에서 묘목을 재배하고 있다. 이곳은 우수한 조경수와 약용수를 많이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조경수는 전국 생산량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묘목 농사를 지은 지 60년이 넘어 농가들의 재배기술과 노하우도 수준이 높다. 전의·전동면에서 생산된 묘목은 해발 200-300m에서 자라 냉해에 강한 게 장점이다.


□ 1-2년생 묘목 1만원대 이하, 성목은 천차만별

올해 묘목시장 특징은 일부 품목 수요가 많아지고 온라인 판매가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사과 값이 폭등한 탓으로 사과 묘목을 찾는 고객이 많고, 특정 꽃나무와 조경수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특히 수국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아나벨수국과 장미수국, 화이트 라이트 수국 등이 두루 팔린다고 한다.

정원을 가꾸거나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4계절 푸르름을 자랑하고 수형이 멋진 사이프러스(측백나무과)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웬만한 묘목상마다 블루아이스나 썰프레아, 블루엔젤, 에메랄드그린, 에메랄드골드 등을 팔고 있다.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많은 농장과 묘목가게에서 홈피를 개설, 묘목을 팔고 있다. 온라인으로 거래되는 것은 대개 1-2년 생의 어린 묘목으로 2-3일이면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가격이 좀 비싼 성목이나 수형이 아름다운 나무 등은 현장을 찾아 직접 보고 고르는 게 좋다.

묘목의 가격은 나이가 어리고 작은 것에서 굵은 성목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1-2년생 묘목의 경우 철쭉은 1그루에 1500원, 엄나무 3000원, 참죽 2500원, 가시오가피 3500원 선이다. 왕자두는 6000원, 감나무(대봉) 6000원, 복조대추나무 5000원, 겹벚나무 8000원, 에메랄드골드 3000원, 사과나무(후지) 5000원으로 그리 비싸지 않다. 이들 나무도 수형이 수려하고, 식재하면 곧 꽃을 보거나 수확을 할 수 있는 성목은 2만원-10만원에 이르는 것도 있다.


□ 잔뿌리 많은 게 좋고, 과수는 품종 확실해야

좋은 묘목을 고르는 방법은 첫째 뿌리가 가장 중요하다. 큰 뿌리보다 잔뿌리가 많고 잔뿌리가 여러 방향으로 잘 발달한 것이 좋다. 줄기는 상처가 없이 곧게 자라고 잔 가지가 고루 뻗은 게 실하다.

사과나 배, 자두 등 과실수는 품종이 확실해야 한다. 꽃나무는 꽃봉오리 숫자가 많은 게 중요하지 않다. 꽃봉오리가 적더라고 크고 튼실한 게 좋다.

묘목을 구입하면 뿌리가 마르기 전에 빨리 심는 게 좋다. 시간이 지체될 경우 천으로 뿌리 부분을 덮거나, 비닐봉지로 뿌리 부분을 싸두면 좋다. 이때 뿌리가 마르지 않도록 간간이 물을 뿌려주는 게 중요하다. 상토를 사서 가식해두는 방법도 있다. 꽃나무나 유실수는 꽃이 피기 전에 심어야 한다.

 

"좋은 묘목 저렴하게 판매"
옥천이원묘목영농조합법인 김영식 대표
옥천이원묘목영농조합법인 김영식 대표

"옥천 묘목은 사질 토양에서 자라 뿌리가 아주 실합니다. 전국 어디에 갖다 심어도 잘 자랍니다."

옥천이원묘목영농조합법인 김영식 대표는 3대째 묘목 농사를 지어온 묘목 전문 농업인이다. 할아버지 때부터 90년 동안 과실수를 비롯한 각종 묘목을 길러왔다. 광일농원이라는 묘목 판매점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옥천 영농조합 소속 묘목 농가의 기술 수준이 매우 높다고 자랑했다. 복숭아와 포도, 대추, 감 등 과실수는 물론 정원수와 약용수, 꽃나무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묘목을 생산, 공급할 수 있는 규모와 체제를 갖췄다고 밝혔다.

"70여 회원들이 양질의 묘목을 생산, 판매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묘목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 대표는 근래 온라인 묘목 거래가 많아졌다며 농가들이 새로운 유통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29-31일 옥천묘목축제에 오시면 좋은 묘목을 저렴하게 사갈 수 있습니다. 묘목 경매와 명품 묘목 찾기, 분재전시회 등도 즐길 수 있고요."


 

김재근 선임기자 goldkim88@daejonilbo.com
 육종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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