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연합뉴스.

4·10총선을 한 달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가 이번 주 쏟아져 나왔습니다. 유권자들의 지역구 투표의향을 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내 비슷한 상황입니다. 이대로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데요. 이런 흐름이 총선 때까지 갈 수도 있고,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여론조사 5개를 살펴보고, 역대 총선에서 한 달 전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와의 차이를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의대 증원, 민생토론회 효과도 주춤

현재 겉으로 드러난 양당의 총선 판세는 깻잎 한장 차이입니다. 국민의힘이 지난 한 달간 맹추격하면서 일부 조사에서는 민주당을 앞질렀죠. 그런데 이번 주부터는 민주당의 공천 잡음이 줄어들었고,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와 의대 증원에 따른 국민의힘 상승세도 주춤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유권자들 사이에는 '정권 심판론'이 '정부 지원론'보다 여전히 우세한 상황입니다. 조국혁신당이 등장하면서 정권심판론에 다시 불이 붙고 있는데요. 전국 판세는 비슷하지만 관심지역 대결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합니다. 막판으로 갈수록 야당 지지층이 결집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다음 여론조사 5개를 살펴보도록 하죠.

①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9-10일 전국 유권자 1000명(무선전화면접)을 대상으로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물었더니 국민의힘 38%, 민주당 37%, 개혁신당 3%입니다. 총선 성격에 대해 '정부 견제론'이 '정부 지원론'을 크게 앞서고 있는데요.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53%, 현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42%로 나타났습니다.
 

MBC 여론조사. 자료=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②JTBC가 메타보이스에 의뢰해 지난 7-9일 전국 유권자 2009명(무선전화면접)을 대상으로 '내일이 투표라면 어느 지역구 후보에 투표할지 묻자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37%로 동률입니다.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국민의미래 32%, 더불어민주연합 21%, 조국혁신당 19%, 개혁신당 4%입니다. 이를 토대로 비례대표 의석수(전체 46석)를 계산하면 국민의미래 19석, 더불어민주연합 13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2석 정도입니다.

③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9일 유권자 3000명(무선전화면접)에게 선거일 투표의향을 물은 결과 민주당 32%, 국민의힘 35%로 오차범위 내 접전입니다.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 16%, 국민의미래 32%, 조국혁신당 17%로 나타났습니다.

④에너지경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7-8일 1006명(유선ARS 3%·무선ARS 97%)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41.9%, 민주당 43.1%입니다. 1주일 새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데요.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에 비해 4.8%p 내렸고, 민주당은 4.0%p 오른 수치입니다. 리얼미터는 "의대 정원 확대와 민생토론회 등으로 확보된 지지율 반등 동력이 진전 없는 의-정 갈등, 관권선거 논란 등으로 유효한 상승 여력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⑤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10일 인천 계양을, 서울 서대문을, 서울 광진을,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각각 500명, 대전 유성을 508명, 서울 마포을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전화면접 여론조사는 대체로 민주당이 우세합니다.

수도권을 보면 인천 계양을(이재명 48%·원희룡 36%), 서울 마포을(정청래 41%·함운경 32%), 서울 서대문을(김영호 46%·박진 31%), 서울 광진을 (고민정 40%·오신환 33)에서 민주당의 우세입니다. 충청권에서는 대전유성을(황정아 47%· 이상민 28%)은 민주당이, 공주·부여·청양(박수현 37%·정진석 46%)은 국민의힘이 앞서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자료=kbs뉴스 캡처

◇19대·20대 총선은 막판에 뒤집혀

총선 한 달 전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는 크게 다를 수가 있습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19대와 20대 총선은 선거 막판에 뒤집혔고, 21대 총선은 한 달 전 흐름 그대로 갔습니다.

■19대 총선=2012년 4월 11일 치른 19대 총선은 한 달 전 여론조사와 완전히 달랐죠. 한국 갤럽이 그 해 3월 5-9일까지 전국 1652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 조사한 결과 새누리당 29%, 민주통합당 27%, 통합진보당 5%, 자유선진당 2%였습니다.

그런데 선거 결과는 새누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을 확보했고. 민주통합당은 127석에 그쳤습니다. 민주당은 공천 실패와 '나꼼수' 출신 김용민 후보의 여성·노인 폄하 발언으로 점수를 까먹었고, 새누리당은 이명박 정권 말기에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미래 권력으로 부상하면서 지지율을 견인했습니다.

■20대 총선=2016년 4월 13일 치른 20대 총선도 판이한 결과가 나왔어요. 한국갤럽이 3월 15-17일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새누리당 41%, 더불어민주당 20%, 국민의당 8%, 정의당 7%였습니다.

새누리당은 선거 직전까지 민주당을 압도하고 있었지만 결과는 새누리당 122석, 민주당 123석으로 뒤집혔죠.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공천 개입과 '옥새 파동' 으로 어수선했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도 40% 전후의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태였습니다.

■21대 총선=2020년 4월 15일 치른 21대 총선은 여론조사가 잘 반영됐는데요. 한국 갤럽이 3월 17-19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38%, 미래통합당 23%, 정의당 4%, 국민의당 3%였고, 총선 직전에는 양당의 격차는 더 벌어졌죠. 선거 결과 민주당과 위성정당은 180석을 차지했고 미래통합당과 위성정당은 103석을 얻는데 그쳤어요.

21대 총선은 선거 두 달 전 시작된 코로나19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 선거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총선 4주 전인 3월 19일 '50조 긴급 금융지원'을 발표했고, 국정지지율은 총선 직전 56%까지 치솟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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