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홍보차 세종시 찾은 개혁신당. 사진=연합뉴스

제3지대 정당이 5개에서 개혁신당과 개혁미래당, 새로운선택 등 3개로 압축됐는데요. 중텐트가 만들어지면서 제3지대 정당이 모두 뭉치는 빅텐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죠. 그렇지만 빅텐트 문턱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과연 제3지대 빅텐트가 가능할지 예측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죠.

◇빅텐트 문 열려 있지만 온도차 여전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양향자 대표의 한국의희망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을 공식 선언했죠. 당명은 개혁신당으로 출발하고 22대 총선 이후에는 전당대회를 통해 한국의희망으로 개명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김종민·조응천·이원욱 의원의 미래대연합도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4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기로 하고, 당명을 (가칭)개혁미래당으로 결정했습니다.

현재 제3지대 정당은 개혁신당, 개혁미래당, 금태섭 전 의원과 류호정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 3개입니다. 이 가운데 개혁신당과 새로운선택은 조만간 합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죠. 결국 덩치가 가장 큰 개혁신당과 개혁미래당만 남게 되는데요. 이 둘이 합치면 빅텐트가 됩니다.

다만 빅텐트의 문은 활짝 열려 있지만 온도차는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양측의 감정의 골도 점점 깊어지고 있는데요. 급기야 이 대표는 "윤핵관과 다를 바 없다"면서 개혁미래당 관계자들을 노골적으로 비난했어요. 윤핵관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핵심 관계자'라는 익명으로 이 대표를 비난했던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이 대표는 1일 전남 순천의 한 제과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의 개혁미래당에 실망했다"면서 "개혁이라는 이름을 썼으면 대한민국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 더 나은 의견을 내놓으면 같이 갈 의사가 있지만, 현재까지 윤핵관과 다를 바 없다"고 직격했습니다.

이에 대해 개혁미래당의 신경민 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이슈&피플'에 출현해 "앞으로 신당들이 힘을 합해야 되는 것은 대의명분상으로, 정치 현실상으로 봐서 중요한 화두"라면서도 "이준석 대표가 가끔 이렇게 좀 속에 불 지르는 소리를 한다"고 했습니다.
 

이낙연 위원장과 박원석 공동대표. 사진=연합뉴스

제3지대 정당이 빅텐트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한데요.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휘청합니다. 어떤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①먼저 이념과 가치의 차이입니다. 개혁신당과 개혁미래당이 각각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화학적 결합이 어렵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개혁신당은 2030 청년 보수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팬덤을 갖고 있어 민주당 탈당파와 손을 잡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요.

두 세력이 접점이 없는 상태에서 합당을 했다가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죠. 1+1이 2가 아닌 1 미만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양측이 최근 공개 토론회 형식으로 열기로 한 '비전 대화'도 두 차례나 연기됐습니다.

◇20대 총선 안철수 신당은 설 전 창당

②총선이 오늘로 불과 68일밖에 남지 않아 시간에 쫓기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준석 대표는 이미 지난달 20일 개혁신당 창당대회에서 "빅텐트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고 말했지만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시대적인 과제를 위해서 우리 모두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럼 과연 이준석 대표가 말한 대로 골든타임이 지난 걸까요. 안철수 의원이 주도한 2016년 국민의당 사례와 비교해 보죠. 안 의원은 그해 설 연휴를 4일 앞둔 2월 2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창당대회를 열고 제3당의 깃발을 올렸습니다. 총선 71일 전 창당해 지역구 25석, 비례대표 13석 등 모두 38석을 얻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제3지대 시간표를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과 비교할 때 골든타임이 지났는지는 모르지만 데드라인이 지나지는 않았다고 봐야 합니다. 개혁미래당의 김종민 의원은 '2말 3초'를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적이 있죠. 이때까지 통합이 결정되면 지역구 공천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겁니다. 3월 초 빅텐트를 친다면 합당보다는 느슨한 형태의 연대 가능성이 높습니다.

③제3지대 주도권 다툼도 빅텐트의 걸림돌입니다. 정치적인 공통분모를 찾는다고 하더라도 향후 통합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요. 개혁신당은 지지율에서 개혁미래당을 앞서고 있고, 개혁미래당은 현역의원을 더 많이 확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례대표 배분과 지역구 교통정리, 지도 체제 결정 등 지분 다툼이 빅텐트의 뇌관이 될 수 있어요.

개혁미래당 당명을 놓고도 이준석 대표는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죠. 그는 지난달 28일 SNS에 " 개혁신당이 출범해 개혁을 화두로 삼아 이슈를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개혁미래당'이라는 당명을 쓰겠다는 것은 의도가 명백히 보인다"며 "무임승차는 지하철이든, 당명이든 곤란하다"고 말했죠.
 

한국갤럽 여론조사. 자료=한국갤럽

거대 양당의 공천 작업이 본격화되고, 공천 탈락자들이 합류하면 제3지대 빅텐트가 탄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들이 제3지대 깃발 아래 모이면 총선 전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하고, 수도권 등 접전 지역에 출마한다면 선거판이 요동칠 수도 있어요.

결국 여론조사 지지율로 높은 쪽이 제3지대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3-25일 전국 유권자 1001명 대상 무선전화번호를 이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5개 정당별 총선 지지 의향을 물었더니 민주당 40%, 국민의힘 39%, 이준석 신당 20%, 이낙연 신당과 정의당은 각각 16%로 나타났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장경태 "결국 각자도생 신당 만들 것"

총선 일정을 보면 선거일 20일 전인 3월 21-22일 양일 간 후보등록을 하게 되죠. 아무리 늦어도 3월 초에는 빅텐트가 마무리돼야 하는데요. 이번에는 제3지대 빅텐트에 대한 주요 인사들의 반응을 살펴보도록 하죠.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이준석 전 대표는 무조건 독자노선이겠죠. 일단 이낙연 전 대표와 봤을 때 정치적인 노선이나 견해 차이가 다른 게 되게 많아요. 그래서 아마 지금 현재 개혁신당이 다음번에 손을 잡게 되는 것은 금태섭 전 의원이 있는 쪽, 여기가 아마 손을 잡게 될 가능성이 클 것 같고요. 거기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라고 하는 교집합도 갖고 있으니까." (2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그러니까 원래는 이낙연 전 대표나 '원칙과상식'이라고 하는 네 분의 국회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등이 모여서 또 금태섭, 양향자 등이 모여서 함께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 빅텐트죠. 그런데 지금 빅텐트가 실패한 겁니다. 그러면 결국 각자도생으로 신당을 만들고 있는 것이고~." (2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 사진=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캡쳐.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일관되게 드렸던 말씀처럼 저는 가치와 비전을 함께하면 어떤 세력과도 언제든지 열려 있습니다. 2월 4일에 개혁미래당이 창당을 하신다고 하는데 그때까지 각자 다각의 노력을 하고 그다음부터 또 논의의 구조가 출발을 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31일 KBS광주 1라디오 출발! 무등의 아침)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공동 창당을 선언하면서 가칭으로라도 당명을 확정 짓지 않고 발표하는 게 적절치 않다 해서 일단 가칭으로 지은 거고요. 그걸 가지고 이준석 대표가 왜 개혁신당을 따라 하냐 중국집 신장개업했는데 여기서 잘 나가니까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뭐 이준석 대표한테 그런 느낌을 줬다면 유감스러운 일인데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고요."(29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양측과 계속 만나서 얘기를 하죠. 언론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얘기를 하고 양측 다 머리로는 합치는 게 제일 좋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드린 말씀 정도를 모를 분들이 아니거든요."(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빅텐트의 데드라인. 글쎄요. 빅텐트의 데드라인은 빨리 끝나야죠. 이게 정치는 생물이라고 해서 사실은 누군가는 3월 중순 얘기를 하던데. 그때가 후보 등록하는 때라서 말씀하신 것 같은데 개혁신당 입장에서는 너무 늦다고 생각하고요. 불발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누누이 말씀드리는데 저희는 빠르지만 천천히 할 겁니다."(24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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