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물류센터, 명절 선물로 가득…근로자들 '구슬땀'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 불안정한 농산물 값에도 매일 새벽 '분주'
중앙로전통시장도 명절 기대감↑…"힘들수록 정성 나누고파"

지난달 31일 오전 6시 대전 대덕구 오정동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에 중도매인·경매사들이 농산물 경매를 위해 이른 아침 나와있는 모습. 김지선 기자

"모두가 힘든 상황 아닙니까. 이번 설 명절은 매출도 걱정이지만, 고객들에게 정성을 쏟아야겠다는 마음이 앞섭니다"

설 명절을 일주일 앞두고 시장 상인들과 물류센터 직원들은 누구보다 빠른 하루를 열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6시 대전 대덕구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엔 동이 트기도 전인 이른 아침이지만 주차할 공간조차 없이 북적였다.

경매사와 중도매인들의 탑차와 트럭, 운반 카트, 지게차, 손수레 등이 쉴 새 없이 오갔고, 상인들의 생기있는 목소리가 가득했다.

시장에서 만난 경매사와 중도매인들은 어김없이 찾아온 설 명절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를 함께 드러냈다.

14년 경력의 중도매인 송모(38) 씨는 "명절 때만 되면 약간의 기대감과 긴장감이 절로 찾아온다"며 "특히 설 명절은 한 해를 시작한다는 희망과 더불어 시장 상인들 모두 활기를 되찾는 시기"라며 상기된 모습을 보였다.

불안정한 농산물 값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날 기준 사과(후지) 5㎏ 상자의 경락가가 최고 8만 200원을 기록하는 등 과일류를 중심으로 농산물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이다.

경매사 최모(52) 씨는 "농산물 값이 불안정한 상황이지만, 좋지 않은 기후 상황에도 농가에서 애써 수확한 농산물들을 시민들께서 적극 애용해 주셨으면 한다. 올 과일 당도가 특히 뛰어나다"고 당부했다.

1일 오후 1시 대전 동구 구도동 우정사업본부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명절 택배를 분류하고 있다. 김영태 기자

같은 날 오후 1시 대전 동구 구도동에 위치한 우정사업본부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 역시 컨베이어 벨트의 요란한 소리와 진동, 직원들의 바쁜 움직임으로 가득찼다.

쌀쌀한 날씨에도 물건을 옮기는 직원들의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밀려드는 물량에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오후 시간대는 새벽 시간대에 비하면 '워밍업'에 불과하다는 게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의 설명이다. 오전부터 오후 동안엔 전국 각지로 향하는 택배 분류를,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진 대전으로 배달되는 택배를 분류한다.

택배 대부분은 과일과 김, 홍삼, 한우 등 설 선물 세트였다.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 직원 이 모 씨는 "명절만 되면 물량이 더 늘어난다. 무겁고 양도 많다 보니 힘든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이 택배가 가족과 친구, 지인들에겐 소중한 물건인 만큼, 안전하게 배송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웃으며 답했다.

명절 기간 통상적으로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를 오가는 택배는 하루 최대 60만여 개.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엔 평균 30-40만 개의 택배가 오가는 점을 고려하면 2배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도 명절 기간 차질 없는 물류 배송을 위해 단기 인력을 추가로 채용했다.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 관계자는 "중부권광역물류센터는 축구장 약 4개에 달할 정도로 크다 보니, 엄청난 물량이 쏟아진다"며 "피크 타임엔 단기 직원을 포함해 500명 가량이 투입된다. 즐거운 설 명절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일 오후 2시 대전 동구 대전중앙시장에는 설 명절을 일주일 앞두고 물가 시세를 살펴보러 온 시민들로 복작거리고 있다. 김지선 기자.

다음날인 1일 오후 2시 대전중앙시장엔 명절 준비를 위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많은 인파지만 전부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게 시장 상인들의 설명이다.

시장 상인 김 모(68) 씨는 "아직까진 둘러보러 오는 손님들이 더 많다. 다들 힘든 상황인 걸 알기 때문에 설 명절이라고 해서 매출을 더 올려야겠단 생각보단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정성스레 준비 중"이라며 "시장 상인 모두 평소보다 많은 물량을 준비하기 위해 1-2시간은 기본으로 일찍 문을 열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 만난 시민 이 모(동구 삼성동·65) 씨는 "집에서 부치는 전보다 모양도 낫고 가격도 적당하다. 반찬도 3팩에 1만 원이라고 해서 구입했고, 손주 입힐 내복도 2세트나 구매했다"며 "다음 주엔 나물이랑 유과 등 차례상에 올릴 음식 사러 다시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선 기자 gzazoo88@daejonilbo.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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