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4일 취임 100일…순회 전시·문학 영화 상영 등 사업 추진
제2문학관, 도서관과 아카이브, 박물관 기능 융합된 '라키비움'

24일 조성남 대전문학관 관장이 취임 100일을 맞이해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유혜인 기자

조성남 대전문학관 관장은 시민과 함께 문학을 향유하는 대전, 앞으로의 100년을 내다보는 문화도시로 대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민과 소통하는 행보는 물론 곧 설립을 앞두고 있는 제2문학관을 위한 과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24일 취임 100일을 맞은 조 관장의 소회와 올해 목표를 들어봤다.

△취임한 지 벌써 100일을 맞이했다. 소회는?

"벅차기도 한 동시에 두려움도 느낀다. 9대째 관장으로서의 역할이 벌써 100일이나 지났다는 게 새삼 놀랐다. 대전문학관은 우리 지역 문학을 테마로 한 대표적인 문화공간이다. 12년의 역사가 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전문학 전통을 최전선에서 계승한다는 점이 벅차다. 한편으로는 이 공간을 지역 문학인과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잘 운영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에서 나오는 두려움인 것 같다. 2년의 임기를 꽉 채워 대전을 문화도시로 만들어 나가는 데 이바지하겠다."

△대전문학관이 가지는 지향점은.

"대체로 문학관은 문인의 문학적 업적과 삶을 소개하는 개인 문학관의 역할을 한다. 문인의 업적을 기리는 문학관은 그들의 삶과 문학작품, 원고지 등을 보관하고 전시하면서 독자들이 문학을 체험할 수 있다. 바로 문학관의 목적이 이런 것이다. 문학 지망생과 독자들에게 문학적 감동과 충격을 주고, 뛰어난 문학가를 만들기 위한 발돋움인 것이다. 대전문학관은 지역 전체의 문학적 전통을 계승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예술인과 독자들에게 문학적 감동을 전달하고, 지역 문학 전통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요구한다. 대전문학관은 앞으로 프랑스 파리의 빅토르 위고나 발자크를 기리는 박물관처럼, 우리나라 옥천의 정지용 문학관처럼 문인 개인의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뛰어난 문인을 태어나게 할 것이다.

△취임 당시 지역 문학계를 소통과 화합으로 이끌겠다고 했다. 올해 새롭게 역점을 둔 사업은.

"대전문학관은 설립 이후 전시와 교육, 문학 콘서트와 같은 문학관 본래의 사업을 충실히 해왔다. 또 연구 총서 발간과 문학 자료수집 등을 통해 문학 박물관의 역할도 함께했다. 올해 역시 그동안 해왔던 사업들의 내실을 다진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전시사업은 순회로 진행할 예정이다. 시민들이 더 편하게 문학을 향유할 수 있도록 도서관, 박물관 등에서도 전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한밭도서관과의 협의를 끝내고 5월부터 한 달간 문학 관련 전시를 선보인다. 또 젊은 문학 지망생의 저변확대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을 기울이려 한다. 시민들이 문학관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문학을 영화화한 작품들을 상영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문인을 선정해 동상을 세우려 한다."

△제2문학관 설립을 앞두고 있다. 제2문학관 설립에서 힘써야 하는 부분과 활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이제 문학도 융·복합의 시대다. 다들 세계적인 음악가 쇼팽이 폴란드 출신인 것은 모르지만 프랑스에서 활동한 것은 안다. 모든 예술사는 장르간 경계와 지역의 영토적 경계를 넘어야 한다. 대전의 문학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그런 경계를 넘는 게 필요하다. 제2문학관은 도서관과 아카이브, 박물관 기능이 융합된 라키비움(Larchiveum) 형태로 조성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문인들의 유필 원고와 초판 등 여러 작품을 보관하고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대전문학관은 수장고 포화상태이면서 열람 기능에 대한 한계가 있다. 제2문학관은 이런 문제점들을 모두 보완할 수 있도록 추진돼야 한다. 대전문학관은 제2문학관의 순조로운 개관을 위해 여러 많은 과업이 주어질 것이다. 여러 문인의 의견을 청취해 문학관 콘텐츠를 채우고, 운영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다."

△끝으로 지역 문학인과 예술인 및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는?

"대전은 과거 선비의 도시이면서 문학의 도시였다. 우리나라 문학의 전통은 선비였고 그 특징적인 지역이 바로 대전이다. 이 지역은 과거 노론의 도시로 기호 유학의 중심지였다. 우암, 동춘당 등 많은 유학자와 문인이 활동했던 공간이 남아있는 이유다. 이런 지역의 역사는 그 시대 속에서 태어난 문학과 예술의 문화를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어 나갈 수 있게 하는 자원이다. 대전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이 늘 이런 점을 염두에 둬서 다음 세대에게 전승할 수 있으면 좋겠다. 대전문학관이 도울 것이다."

대전문학관. 사진=유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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