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됐는데요. 국민의힘의 기대와는 달리 민주당에서는 '땡큐'라고 반기고 있습니다. 한 장관은 여의도 사투리가 아닌 5000만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했는데요.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에 대한 여의도 정가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한동훈 배 12척 갖고 4·10 총선 출전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임명은 대세론에 따랐습니다. 당내에서 설왕설래했지만 결국 한 장관 이외 대안이 없다는 쪽으로 교통정리가 됐죠. 이 과정에서 용산 대통령실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한 장관은 "당원과 지지자들이 원하지 않으면 안 간다"며 배수진을 쳤고,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멍석을 깔고 분위기를 모았죠. 일종의 요식 행위에 불과하지만 14일 중진연석회의, 15일 의원총회, 18일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21일 상임고문단 오찬 간담회까지 나름 절차도 갖췄습니다.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는 당내에서도 호불호가 엇갈렸고 15일 의원총회에서는 격론이 벌어졌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원 의원은 "한 장관을 삼고초려로 모셔와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했지만 김웅 의원은 "북한에서 김주애를 '샛별 여장군'이라 했는데, 우리 당에서 새로운 김주애를 올리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습니다.

한 장관의 등판에 이순신 장군이 소환되기도 했죠. 유흥수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한 장관을 이순신 장군에 빚대 "배 12척이 남아있다"고 말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한 장관이 원균이 될 수도 있다"며 의미를 깎아내렸습니다.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부각 우려

민주당은 겉으로는 "한나땡"(한동훈 나오면 땡큐)이라며 반기고 있죠. 그렇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 만도 아닙니다. 한 장관으로 인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겁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이 '검사 대 피의자' 구도로 흘러가면 좋을 게 없어요. 한 장관이 정치 초보이긴 하지만 이재명 대표와 586 운동권 의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고 참신하다는 것도 부담이에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 대표가 계양을에 도전하면 한 장관이 계양을로 투입돼 반드시 당신(이 대표)을 심판하겠다라는 프레임"이라면서 "하나는 검사고 하나는 피의자 프레임, 어떻게 보면 엘리트 하고 운동권 프레임으로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한 장관이 전면에 나선 데 대해 알레르기 수준의 과도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21일 공식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 아바타", "김건희 여사의 호위무사", "검찰 하나회" 운운하며 비난 수위를 높였습니다.

한 장관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악법'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맹공을 퍼붓고 있죠. 정청래 의원은 20일 "악법도 법이라며 독배를 마셨다는 소크라테스에게 뺨 맞을 소리"라고 말했습니다. 박찬대 의원은 "윤석열 아바타인지 김건희 아바타인지 헷갈릴 정도로 김건희 방탄에 열심이다"고 했고, 장경태 의원도 "조선제일검이라더니 고작 김건희 호위검이었다"고 조롱했어요.

◇민주당, "이순신 될지 원균 될지"

다음은 국민의힘 친윤계와 비윤계, 민주당 인사들의 반응을 살펴보도록 하죠.

■윤상현 의원-"아주 딱 부러지는 소리를 해서 야당 의원들도 잘 방어를 못할 정도로 만들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비대위원장 하더라도 이재명 대표와 각을 세우는 데는 문제는 없을 거다라고 보고 있습니다."(2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유흥수 국민의힘 상임고문-"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에 등판했지. 그때 배 12척이 남았어. 그걸 이끌고 임진왜란에서 승리했잖아요. 지금 우리 당이 배 12척이 남아 있는 상황과 같아요. 선거가 몇 달 남지 않은 이 시기에 배 12척을 한동훈에게 맡겨보자는 그런 식의 중지가 모였어요."(20일 상임고문단 오찬 간담회 후)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윤바타(윤석열 대통령 아바타)라고 그러셨나요? 인간 한동훈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한 장관은 검찰 시절에도 한 건 한 건 자기 소신에 베팅하면서 여기까지 온 사람이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왜 이번만큼은 그 소신을 굽히고 윤바타의 역할을 할 거라고 말씀하시는지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20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념 최고위원-"근데 소위 비윤계나 비주류라고 하는 분들이 기본적으로 참 싸가지가 없어요. 한 장관이 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서 합리적으로 근거를 대고 설득하면 되는데 쓰는 단어를 보면 여기서 아바타나 김주애가 왜 나옵니까? 우리 당의 가장 큰 자산을 왜 이렇게 깎아내리는 겁니까? "(18일 YTN라디오 뉴스킹)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굳이 이순신 장군에 비유할 거면 지난 대선과 지선에서 연달아 이기던 당이 조선수군이라고 친다면, 한 방에 다 병선을 잃은 칠천량 해전이 강서 보궐일 텐데 그러면 강서 보궐을 지휘했던 사람들까지 원균인 거예요. 그러면 팀 원균에서 다시 비대위원장을 내면 그게 어떻게 12척을 이순신이 가져가는 겁니까?"(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21대 총선 때 황교안 대표도 한때 대통령 후보 선호도에서 20%가 넘었어요. 그런데 종로에서 거의 20% 가까이 격차로 낙선을 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한 장관을 인간적으로 좀 아낀다는 측면에서 정치인으로서의 등판이 너무 빠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는 거예요."(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그날 발언자가 열여덟 분이었는데 한동훈이라는 이름을 거명한 사람은 세명입니다. 세 명에 불가해요, 사실은. 대부분이 정치 경험이 있어야 된다, 그다음에 당정 간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된다는 얘기들이 주류였어요. 그런데 나중에 나와 보니까, 갑자기 그날 밤에 보니까 뭐 한동훈 대세론 이렇게 가니."(1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서용주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국민의힘) 고문들은 어떤 구원투수로서 한 장관에 대해서 기대하는 것 같은데요. 이게 12척을 가진 이순신이 될지 아니면 원균이 될지는 지켜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렇게 평가합니다."(20일 YTN 나이트포커스)

■서영교 민주당 의원-"12척의 이순신 장군요? 이순신 장군을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정치는 정치인이 해야 하고 정치에 대한 자세가 있어야 되는 데요. 법무부 장관 하던 사람, 윤석열 대통령 아바타, 김건희 여사의 호위무사 이거 못 벗어납니다."(21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국민의힘인지 용산의힘인지 모르겠다는 건데 사실 강서구청장 시즌2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어땠습니까? 결국 지금 무리하게 한 장관이 총선 출마할지 어쩔지 모르지만 비대위원장까지 올린다. 저는 총선 김태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요."(1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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