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산중 체육교사 겸 우완 투수, 예선(이달 9-14일) 위해 6일 캐나다 출국

김보미 교사 야구 훈련 모습. 사진=김보미 교사 제공

"야구는 우연이 이어준 운명이죠"

한국 여자야구대표팀엔 독특한 이력의 선수들이 많다. 주축 우완 투수인 김보미(34) 선수도 그 중에 한 명이다.

현 대전 둔산중학교 체육 교사이자 2학년 6반 담임인 김 선수는 야구와 독특한 인연을 가졌다. 어린시절부터 운동을 좋아했지만, 야구를 시작하게 된 데엔 우연에서 비롯됐다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대학에 입학한 지난 2008년 처음으로 야구를 접했다.

대학 합격 뒤 운동을 배우기 위해 온라인으로 관련 동호회를 찾기 시작했으며, 인터넷에 지역의 레이디스 여자야구단의 공고가 눈에 띄었다.

이후 그는 '참여하고 싶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고, 당일 바로 팀에 합류할 수 있겠냐는 연락을 받았다.

김 선수는 "여성스포츠단체에 참여해서 같이 시너지를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운명처럼 기회가 온 것"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갑작스럽게 입문한 야구 세계는 만만치 않았다.

각종 야구 포지션을 경험하면서 가장 자신 있는 '투수'로서의 역량을 키워가고자 했지만 팔 근육이 다치는 등 부상이 잦았다.

그럼에도 불구, 포기하지 않고 역량을 키워나갔다.

그는 2015년 처음으로 여자야구대표팀의 일원으로 뽑혔으며, 2018년 미국 플로리다주 비에라에서 열린 2018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여자야구 월드컵 무대도 밟았다.

당시 한국은 2승 6패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받았지만, 야구에 대한 그의 열정은 더욱 강렬해졌다.

현재 그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여자야구 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보미 교사와 대전둔산중학교 2학년 6반 학생들. 사진=김보미 교사 제공

이처럼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갖게 된 데엔 올 들어 만난 제자들의 응원도 한몫 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학에서 체육교육학을 전공한 뒤 2012년부터 교직에 몸담고 있다. 올해는 2학년 담임 선생님을 맡았는데, 반 학생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방학 기간 대회에 출전하면 학생들이 방학식 날 '선생님 조심히 다녀오세요' '꼭 이기세요' 등의 말로 에너지를 불어넣어주곤 한다"고 했다.

여자야구대표단은 이달 6일에 캐나다로 출국, 9일부터 5일간 내년 대회를 위한 조별 리그를 치른다.

앞서 대표단은 29-30일까지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폭염 속에도 국내에서의 마지막 훈련과 연습 경기를 진행했다.

김보미 선수는 "이번 월드컵에 2018년 당시 붙었던 팀도 출전하기 때문에 (우리 팀이) 얼만큼 성장했는지 보여주고 싶다"며 "최선을 다하고, 후회하지 않을 경기를 하고 오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