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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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피해 산과 바다로 떠나는 휴가철이 다가왔다. 휴가는 재충전의 시간이다. 재충전을 위해 떠나는 여행은 늘 기대감과 함께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야외에서 사고가 났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올바른 응급처치다. 신속히 응급처치를 실시하면서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성수 건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여름철 피서지 안전사고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자.

◇익수사고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할 때는 반드시 뒤에서 몸을 잡도록 한다. 또 물에서 건져낸 후에는 물을 토하게 하는 것보다 숨을 쉴 수 있도록 기도를 유지시키고 호흡이 약하거나 없을 경우 인공호흡을 시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호흡이나 맥박이 뛰고 있으면 생명이 위태로운 것은 아니므로 편한 자세로 누인 뒤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물에 빠진 환자가 머리를 다치지 않았는데도 의식이 없거나 혹은 팔 다리가 무기력하게 축 늘어져 있을 경우 목뼈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 환자의 목을 최소한으로 움직이도록 고정시켜야 한다. 맥박과 호흡이 확인되지 않으면 즉시 심폐소생술 실시한 뒤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

◇골절상
야외에서 골절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뼈나 관절 부위를 심하게 다쳤다면 일단 골절을 당한 것으로 보고 응급처치를 하는 게 좋다. 먼저 손상 부위를 가능한 한 움직이지 말아야 하며 원상태로 돌려놓기 위해 무리하게 손상 부위를 만진다면 뼈 주위의 근육이나 혈관을 더욱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손상 부위를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부목을 사용해 고정해주면 된다. 또 발목 등 관절을 삔 경우에는 무리하게 발목을 움직이지 말고 가장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 뒤 삔 부위를 붕대 등으로 감아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상처
산이나 바닷가에서는 날카로운 물체에 상처를 입기 쉽다. 이 경우에는 일단 상처 부위의 출혈 정도를 살펴보고 피의 성질을 잘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상처가 깊지 않고 피의 색이 검붉고 출혈 부위를 압박했을 때 쉽게 멎는다면 정맥 출혈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선홍색 피가 박동 치면서 뿜어져 나온다면 동맥 손상 우려가 있으므로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우선 환자를 누인 상태에서 가능한 한 상처부위를 높게 한다. 그런 다음에 상처 부위를 잘 살펴서 상처를 낸 물체, 유리조각이나 나뭇조각 등을 제거하되, 상처 속에 있는 물체를 찾기 위해 상처를 후벼파는 일은 삼가야 한다. 이렇게 한 뒤 깨끗한 수건이나 헝겊을 상처 부위에 대고 눌러 지혈이 되도록 단단히 묶는다. 지혈을 위해 상처 부위를 고무줄 등으로 졸라 꽉 묶는 것은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좋지 않다.

◇일사병
무더위에 오래 노출돼 쓰러지는 환자가 생기면 일단 환자를 가장 서늘한 곳으로 옮기고 옷을 벗겨 체온을 떨어뜨린다. 물에 적신 모포 등을 덮어주면 더욱 빠른 효과가 있다. 또 이런 환자는 땀을 많이 흘려 체내에 염분이 고갈된 상태일 수 있으므로 시원한 이온음료를 마시게 해 체액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뱀과 벌레에 물렸을 때
뱀에 물렸을 때는 흐르는 물에 상처 부위를 씻고 소독약으로 소독한 뒤 깨끗한 천으로 덮는다. 팔이나 다리를 물렸을 때는 넓은 헝겊으로 물린 부위의 5-10㎝ 위를 묶어주는데, 상처 부위에서 심장으로 가는 정맥혈류와 림프액의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응급처치가 끝나면 서둘러 의사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간혹 뱀에 물린 부위에 십자모양으로 칼로 상처를 낸 후 독소를 짜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오히려 근육이나 인대 파열에 의한 2차 손상의 위험을 초래하므로 절대로 시행해서는 안 된다.

여름 휴가지에서 가장 귀찮은 존재는 역시 모기 등의 곤충.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고령자는 특히 뇌염모기에 물리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밤에 잘 때 가급적 모기장을 설치하고 모기퇴치용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산에 오르내릴 땐 긴팔 옷을 입는 게 안전하다. 벌은 사람이 직접 해치거나 가까이 가지 않으면 먼저 공격을 하지 않는다. 일단 벌에 쏘였을 때는 깨끗한 손으로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피부를 밀어 벌침을 빼주고, 쐰 부위를 문지르지 말아야 한다. 얼음물에 적신 물수건으로 냉찜질을 해주면 통증이 가신다.

◇화상
자외선은 피부의 최대 적이며 게다가 강렬한 햇빛은 일사병 등의 후유증도 발생하므로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는 가급적 운동을 삼가고 일광욕도 15분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자외선차단제를 아침부터 2~3시간마다 발라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뜨거운 물에 데는 화상과 달리 일광 화상은 노출 즉시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태양에 노출된 지 4~6시간 정도 지난 뒤 벌겋게 붓고 화끈거리는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해 24시간이 지나서야 최고조에 달한다. 따라서 노출 당시 피부에 별 탈이 없다고 방심했다간 하루 정도 지난 뒤 물집이 생기는 큰 화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노출 1시간 전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바르고 뙤약볕에 노출될 경우 긴팔 옷을 입고 챙이 큰 모자를 착용한다. 물이나 땀에 자외선 차단 크림이 씻길 땐 1시간마다 다시 발라준다.

야외에서 캠핑을 하다 보면 요리를 위해 취사도구 등을 다루다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화상을 입게 되면 가장 먼저 화상 부위를 식히는 것이 최우선이다. 적어도 15분 이상 흐르는 찬물로 화상 부위를 씻어주거나 찬물에 적신 깨끗한 거즈를 덮어 준다. 피부가 빨갛게 변하기만 하면 1도 화상, 물집이 잡히면 2도 이상의 화상인데, 이럴 때는 깨끗한 수건 등으로 화상 부위를 덮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화상으로 생긴 물집은 일시적으로 피부를 보호하는 덮개 역할을 하며 피부 안으로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고, 새 피부가 돋아나는 데 도움이 되므로 함부로 터트리면 안 된다. 도움말=박성수 건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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