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미술관, 지역 청년작가 6人6 두 번째 작가 양승원 인터뷰

양승원 작가.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복잡한 도시의 설치물들을 단순하게 배치했어요. 마치 우리의 삶과 같죠"

이응노미술관 M2 프로젝트룸에서 개막한 '2023 아트랩대전' 두 번째 주자 양승원(32) 작가의 작품엔 뚜렷한 특징이 있다. 주로 점과 선, 면으로 그림을 가득 채우면서 특정 공간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 작가는 내달 4일까지 '공간을 읽는 방법'이란 주제로 전시회를 갖는다. 밝은 색의 도형 등으로 차가운 도시의 모습의 단순한 패턴과 변화들을 풀어낸다.

특히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건축, 시설물들에 초점을 맞췄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도시의 모습을 관객들에게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서 그림 속 도형을 공간에 설치하는 체험형 전시도 진행된다.

양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가는 시설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하늘로 높게 솟아오른 건물과 엘리베이터, 복도 등을 마주하면 사진으로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공간들을 추상적인 장면으로 편집하기 시작했다. 길고 뾰족한 도형과 선을 사방으로 배치함으로써 현실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도시의 풍경을 표현했다.

그의 작품은 추상적인 공간을 형성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았다. 다소 복잡하고 다양한 시설물이 있는 공간을 도형이 움직여 변화하는 것 같은 착각을 주는 그림을 통해 일상의 혼란함도 결국 변화해 단순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양 작가는 "도시의 복잡성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인생의 고민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작품은 이것 역시 다른 세계로 이동해 변화하게 돼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순한 형태의 소재들을 반복 사용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열어놨다는 게 양 작가의 설명이다.

양 작가는 "도시의 풍경을 보면서 각기 다른 생각을 하는 것처럼, 그림에 대한 각자의 해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며 "의미를 찾기 어려워하는 관객들도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드는 예술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는 예술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와 일맥상통한다.

양 작가는 대전 소재 대학교에서 공부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미술 작가라는 직업에 가까워졌다. 그에게 미술이 어느새 꿈으로 다가온 것처럼 작품들이 관객들에게 느리더라도 감동을 전달할 수 있길 바란다는 것이다.

양 작가는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그는 "조만간 전주에서 같은 작품들로 전시를 열 계획이 있다"며 "지속적으로 활동하면서 관객들이 일상적 공간을 체험하고, 이에 대해 자신의 일상과 빗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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